한국 여자 테니스 차세대 스타 백다연(19·NH농협은행)의 다부진 각오다. 두 번의 대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적잖다.
백다연은 25일 경북 안동시 시민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2021 안동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올랐다. 현재 실업 최강으로 꼽히는 김나리(31·수원시청)에 0 대 2(4-6 6-3)로 져 우승컵을 내줬다.
하지만 백다연은 1세트 초반 2 대 0으로 앞서는 등 김나리를 압박했다. 김나리는 특유의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코너 워크로 백다연을 쉽게 이기는 듯했지만 백다연도 폭넓은 수비와 포핸드 맞불로 4 대 5까지 따라붙으며 괴롭혔다.
백다연은 앞서 김나리와 두 번의 맞대결에서도 접전을 벌였다. 지난달 제 1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전국종별테니스대회 4강전 등 모두 세트 올까지 갔다. 비록 졌지만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다만 관록과 경험에서 김나리가 앞섰다. 김나리는 절묘한 백핸드 드롭샷과 포핸드 발리로 네트 게임에서 백다연을 압도하며 1세트를 가져갔다.
백다연은 운도 따르지 않았다. 2세트 회심의 위닝 포핸드 샷이 네트를 맞고 상대가 아닌 자신의 코트로 떨어지는 불운이 잇따라 발생하며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흔들린 백다연은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까지 나오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과제도 많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박용국 단장은 "김나리는 찬스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네트로 대쉬해 손쉽게 발리로 득점하는데 백다연은 앞으로 나왔다가도 뒤로 물러나더라"면서 "스트로크는 물론 발리, 로브 등 다양한 툴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박 단장은 KBS N 스포츠에서 해설위원도 맡고 있다.
NH농협은행 김동현 감독도 "세컨드 서브가 약해 상대에게 강한 리턴을 허용한다"면서 "그 부분을 강조했는데 워낙 김나리의 포핸드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실업 1년째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백다연도 이번 대회 등 실업 무대를 통해 쑥쑥 성장하고 있다. 백다연은 "주니어 때는 포핸드만 있어도 득점했는데 실업에서는 그것만으로는 안 되더라"면서 "특히 나리 언니는 다양한 전술로 상대를 능수능란하게 끌여들이는데 발리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유망주들의 등용문인 장호 홍종문배 여자 선수 최초의 4연패를 달성했던 백다연. 실업 무대에서도 순조롭게 적응을 하고 있다. 과연 "4강과 결승에 올랐으니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하겠다"는 다짐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