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센터)는 26일 성명을 통해 최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게시되고 있는 육군훈련소의 코로나19 예방 관련지침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센터가 공개한 페이스북 제보에 따르면,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한 훈련병은 월요일에 입대해 사흘이 지난 목요일에서야 머리를 감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훈련병은 전신을 씻는 샤워는 입소 후 열흘이 지난 다음주 목요일에서야 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몸에서 흙탕물이 나오고 몸 곳곳에 두드러기가 났다고도 토로했다. 심지어 아침·점심·저녁으로 세면·세족시간도 4분 가량으로 통제해 이 시간 내 양치와 세수를 포함해 용변, 식판·수저 설거지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훈련병들은 대체로 △KF94 마스크 24시간 착용 △화장실 '예약제' 사용 △동기 간 대화 금지 △입소 5~6일차 첫 양치 및 9~10일차 첫 샤워 등의 지침이 통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에 따르면, 매주 월요일마다 훈련병 입소가 이뤄지는 육군훈련소는 입소 직후 모든 훈련병들이 '예방적 격리'에 들어간다. 이들은 당일 행정절차를 마친 뒤 입소 이튿날인 화요일 1차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게 된다.
훈련소는 검사결과가 나오는 수요일까지 사흘 간 '비말(침방울) 감염 전파' 우려를 들어 훈련병들의 양치·세면도 금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장실은 통제된 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했다. 전원 음성판정이 나오면, 양치 및 간단한 세면은 허용되지만 이 역시 제대 단위별로 개인 사용시간은 통제되며 화장실도 제한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입소 2주차 월요일에는 예방적 격리 해제를 위한 2차 PCR 검사가 진행된다. 특이사항 없이 검사결과가 통보되면 이때부터야 샤워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면과 양치, 화장실 이용도 비로소 자유로워져 보통 입소 후 8~10일이 지나야만 훈련병들이 기본적인 위생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센터는 확인과정에서 용변시간 제한으로 인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했다. 배변까지 '감염 예방'이란 명목 하에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열흘씩 기본적인 세면까지 통제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합리적인 감염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전문의들은 개인당 거리 유지 및 수용면적 대비인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면 열흘이나 세면과 샤워를 통제할 까닭이 없고 오히려 단체생활 중 오랫동안 씻지 못해 다른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한다"며 "더구나 한두 달 뒤면 기온이 올라 체취나 땀이 많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비과학적 방역조치로 위생과 청결수준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격리기간 동안은 일체 훈련을 하지 않는 훈련병들이 조를 나눠 세면·샤워가 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용변도 마음대로 해결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훈련병 대상 방역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훈련병들이 최소한의 기본적 청결을 유지한 상태에서 훈련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새 지침을 즉시 강구하라"며 "훈련병들을 비위생적 환경에 몰아넣은 채 방역 성공을 자찬하고 있는 책임자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