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은 25일 경북 안동시 시민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2021 안동오픈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친구인 이재문(KDB산업은행)을 제쳤다. 세트 스코어 2 대 1(7-6<9> 1 대 6 7-6<1>) 신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제 1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및 전국종별테니스대회까지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남지성은 당시 단, 복식은 물론 단체전까지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남지성은 복식 파트너인 임용규(당진시청)가 어깨 부상으로 결승에서 기권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단식 우승으로 아쉬움을 떨쳤다.
무엇보다 부상을 딛고 일어선 우승이라 의미가 있었다. 남지성은 1세트를 타이 브레이크 끝에 따낸 뒤 2세트 도중 게임 스코어 1 대 3으로 뒤진 가운데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왼 허벅지 경련, 흔히 쥐가 나면서 쓰러진 것.
심기일전한 남지성은 3세트 다시 살아났다. 역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에서 남지성의 게임 운영이 빛났다. 남지성은 적극적으로 네트를 점하며 절묘한 발리로 잇따라 점수를 따냈다. 부상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의 스피드에 이재문이 당황하면서 연속 실점하며 남지성의 우승이 결정됐다.
경기 후 남지성은 "2019년 남자프로테니스(ATP) 요카이치 챌린저 복식 당시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면서 "당시도 쥐가 났는데 2세트를 포기한 뒤 3세트를 따내며 우승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남지성은 국가대표 복식 파트너 송민규와 나선 결승에서 장쩌-궁마오신(중국)을 2 대 1(6-3 3-6 14-12)로 제압한 바 있다. 둘은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복식 본선에 진출해 올해까지 2회 연속 2회전에 올랐다.
정유림 씨도 "2세트 도중 쥐가 나는 걸 보니 나도 농구 선수 출신이라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런데도 우승까지 차지해 정말 기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결혼을 앞둬서 그런지 더욱 이를 악물고 하는 것 같다"며 듬직한 낭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 씨가 속한 삼성생명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라 겹경사였다.
그러나 남지성은 신부에게 한 마디 들려달라는 요청에 "부끄럽다"며 쑥스럽게 손사래를 쳤다. 순수 청년 남지성의 동반자에 대한 애정과 부상 투혼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안동오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