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코로나 월드맵'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88만 2803명이다.
2주 전에 비해 무려 27%나 늘었다.
일주일 발생한 확진자들의 하루 평균 숫자로도 79만 1366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작년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던 올해 1월 11일 하루 평균 최대치 73만 9672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집단 면역이 생겼다고 하고, 곳곳에서 록다운을 해제하며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 최악의 재앙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인도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인도는 지난해 9월 코로나 사태가 정점에 이른 뒤 확진자 감소 추세를 보여 왔지만 이달 들어 하루 평균 확진자 발생숫자가 10만선을 돌파한 뒤 무서운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코로나 백신 생산국가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2종류의 백신까지 보유한 백신 강대국이다.
그런데도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하는 불가사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인도의 백신 생산력이 급감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인도는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자제 등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코로나 백신 제조에는 280 종류의 구성품이 소요된다고 한다.
여러 유기원료 뿐 아니라 이들 원료를 배합하고 가공하는데 필요한 플라스틱관, 필터 등의 공산품도 필요하다.
이들 구성품은 19개 나라에서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하는 37개 품목에 대해 지난 2월 5일 수출중단 조치를 취했다.
전쟁 때나 발동하는 자국의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이들 품목의 해외 반출을 갑자기 금지시킨 것이다.
이로인해 원료와 생산장비의 세계적인 공급 사슬망이 무너졌다.
인도 역시 2월 부터 관련 물품을 조달받지 못하면서 그 여파로 4월들어 백신 보릿고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도는 그 동안 미국에 줄기차게 관련 물품의 수출 금지 조치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젠 사키 대변인은 23일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대유행 동안 고통받고 있는 인도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자 정치적 그리고 전문가 수준에서 인도 관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외교적 수사를 내놓는데 그쳤다.
문제는 인도 뿐 아니다.
인도의 백신 생산이 멈추면서 그나마 인도산 백신에 의존해 왔던 지구촌 곳곳에서도 백신 부족 사태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 세럼(Serum)사가 백신 생산라인들을 하나씩 멈추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6400만 도스의 코로나 백신을 해외 82개국에 수출 해 온 '코백스' 핵심 생산 기지였지만 최근 '코백스' 해외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이 국면이 이어진다면 지구촌에 백신 위기는 시간 문제다.
에어피니티(Airfinity)에 따르면 이달 초 전세계적으로 10억 도스의 백신이 누적 생산됐다.
이달 말 20억 도스, 연말까지 140억 도스의 백신 생산이 당초에는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의 백신 이기주의로 이 같은 목표는 현재로선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