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美 백신 못준다? 깡패들이나 하는 짓을 하겠나?"

11월 집단면역 가능하다, 정부 신뢰해달라
선금까지 줬는데 미국이 백신 가로채겠나?
이재명, 靑말고 중대본에 러 백신 제안하라
이재용 백신 특사, 과연 지혜로운 일일까?
대선 지지율은 화석 아니다, 난 훈련된 일꾼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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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균 (전 국무총리)

오늘 첫 순서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납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 난리통에 총리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아서 1년 3개월 동안 궂은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이니까 상황 분석 좀 들어보겠고요. 또 아직 그 난리가 끝나지 않았는데 직을 내려놓은 건 더 큰 직을 수행하고자 하는 결심 때문인 걸로 이미 알려졌죠. 그 결심에 대해서도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결을 해 보죠. 정세균 전 총리님 안녕하세요.

◆ 정세균>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별명이 ‘미스터 스마일’이신데 지난 1년 3개월 동안은 거의 웃으시는 것을 제가 못 봤어요.

◆ 정세균>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 김현정> 아니었죠. 소감이 어떠십니까?

◆ 정세균> 네. 저는 퇴임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졸업을 했죠. 그런데 코로나를 졸업시키고 졸업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고요. 그렇지만 하여튼 금년 겨울에 오기 전에 국민들께 일상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저도 힘을 보탤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무거운 마음인데도 이 직을 내려놓으신 건 더 큰 직을 맡아야 한다는 결심 때문인 걸로 알려졌는데요. 그 얘기는 잠시 후에 더 나누도록 하고요. 우선 지난해를 돌아보면 우리가 방역 잘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방역을 잘했는데 문제는 백신 국면에 접어들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백신을 꾸러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가 뭐가 됐든지 간에 결과적으로는 좀 예측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이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그런 지적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경청을 한다. 그렇지만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방역을 비교적 잘한 나라들로 평가받는 게 한국과 뉴질랜드와 호주거든요. 일본은 그거보다 조금 더 못 하지만 일본도 괜찮은 편이었는데요. 이 모든 나라들이 접종을 시작한 시기가 공교롭게 2월 말이에요. 그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왜 함께 시작했을까요?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정세균> 그러니까 나름대로 그 정부들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좀 보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코로나 환자가 엄청나게 많았던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과 영국과 이스라엘 아닙니까? 그 나라들이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또 지금 진도가 가장 빠르죠. 그런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끝내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뉴질랜드와 호주와 대한민국 중에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앞서 가고 있어요.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 김현정> 그 세 곳 중에서는 그래도 앞서가고 있다?

◆ 정세균>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뭐라고 말씀드리고 있냐면 ‘4월 말까지 300만 명 접종을 하겠다. 6월 말까지는 1200만 명 접종을 하겠다. 그리고 9월 말까지는 70%인 3500만 명 이상을 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1차적으로 6월 말이 있잖아요. 그러면 좀 6월 말까지 지켜보시고 그러고 나서 문제제기를 해도 늦지 않은데 지금 너무 성급하게 백신과 관련해서 국민 불안을 조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요.

◇ 김현정> 6월 말, 그러니까 상반기까지 예정됐던 게 1200만 명 접종인데 지금 도입 상황 보면 1200만 명 맞기는 어려운 거 아닌가요?

◆ 정세균> 아니, 그 걱정은 정부가 하고 있다는 것이죠.

◇ 김현정> 가능은 하겠습니까?

◆ 정세균> 가능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모더나를 미국이 풀지 않고 있고 이것저것들 해서 한 200만 명분 정도는 모자를 것 같은 계산이 나오던데요?

◆ 정세균>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것은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에 시간차가 8주~12주가 적당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할 분량을 1차 접종을 먼저 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그 시간차가 8~12주면 굉장히 긴 시간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러면 상반기 1200만 명 접종이 1차 접종 완료인 건가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면 하반기 7월부터는 일반인들도 접종을 해야 되는데 그때는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을까요?

◆ 정세균>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물량에 대한 걱정은 정부한테 맡겨두시라는 거죠. 그래서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 ‘정부가 국민들께 약속한 대로 제대로 해라. 그걸 하기 위해서 좀 그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하고 차질이 없도록 해라’ 이렇게 독촉하고 감독하는 것은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할 텐데 정부가 계획을 가지고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안 된다고 말씀하시냐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계획에 대해서 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11월 집단면역은 지금 수급 상황 볼 때 여전히 가능하다고 확신하십니까?

◆ 정세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세요?

◆ 정세균> 계획 수정할 필요 없죠. 그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꼭 이루어내야죠. 그래야 백신뿐만 아니라 방역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유지되는 것이죠. 정부가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얘기를 해 놓고 ‘사정이 변경이 돼서 잘 안 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리면 신뢰가 깨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정부는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죠.

◇ 김현정> 그런데 미국이 모더나 백신을 지금 제때 풀 것 같지 않은 분위기잖아요.

◆ 정세균> 한번 이런 생각을 해 보십시오. 물론 백신을 미국과 유럽, 인도 또 우리나라에서도 생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백신의 판권을 쥐고 있는 것은 미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중심이죠. 영국에 아스트라제네카도 있긴 합니다마는. 그래서 많은 국민들께서, 특히 언론에서 그런 지적을 많이 하죠. ‘미국이 수출 금지를 하면 어떻게 할 거냐?’ 그리고 우리한테 지금 오도록 되어 있는 백신이 쭉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계약된 것들이요.

◆ 정세균> 계약된 게 있고 또 언제까지 납품하겠다는 약속도 있단 말이죠. 만약에 미국이 금수조치를 취한다면 그걸 가로채는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이게 가능하겠습니까? 이건 깡패들이나 하는 일이죠.

◇ 김현정> 지금 그 ‘깡패들이나 하는 짓’을 할 것 같은 느낌 아닌가요? 바이든 대통령이 그제...

◆ 정세균> 못하게 해야죠. 이 백신은 미국민들만 위해서 있는 게 아니에요. 세계인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어야 해요.

◇ 김현정> 물론이죠. 지금 못 하게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지금 미국 분위기가 ‘우리도 여의치가 않다. 주게 된다면 쿼드 동맹국부터 주겠다’ 그런데 우리는 쿼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뒤 후순위로 밀리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들어서요.

◆ 정세균> 그렇게 자꾸 터무니없는 걱정을 만들어낼 일은 아니다. 미국이 어떻게 그런 깡패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도 미국의 동맹국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가 미국한테 원조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사오는 것으로 제약회사들과 계약이 다 돼 있는데요.

◇ 김현정> 물론이죠.

◆ 정세균> 그리고 우리가 선금까지 줬거든요. 사실은 그 계약이 상당히 불평등한 계약이에요. 불공정한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우리가 백신 계약을 제 때 제 때 했단 말이죠. 그런데 그걸 미국이 중간에 가로챈다? 그럼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습니까?

◇ 김현정>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뭔가요?

◆ 정세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외교적인 노력들도 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해야 되죠.

◇ 김현정> 지금 실제로 백신 스와프가 이야기가 잘 되고 있습니까?

◆ 정세균> 백신 스와프는 그냥 안이었을 뿐이고 아직 그것은 잘 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좀 부족하니까 걱정을 하시는 것, 그리고 그 걱정이 현실화가 되지 않도록 챙기시는 것, 거기에 대해서는 감사하죠. 그렇지만 과도하게 불신을 조장한다거나 또 일어나지 않을 걱정들을 자꾸 만들어 내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그런 걱정은 정부가 하도록 맡겨두시고 우리 방역에 협조하고 지금까지 잘해 오셨던 것처럼 그걸 잘해 주시면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이재명 경기지사는 러시아제 백신이죠. ‘스푸트니크V를 경기도 자체적으로라도 도입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스푸트니크V에 대한 공개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우선요. 그 검증은 청와대가 하는 게 아닙니다. 식약처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재명 지사는...

◇ 김현정> 일단 번지수가 틀렸어요? 요청하는 번지수가?

◆ 정세균> 네. 이재명 지사는 중대본의 중요한 일원입니다. 중대본에서 그런 문제를 얘기하시면 되고요.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미 계약한 물량이 7900만 명 분이에요. 우리가 인구의 70%인 3500만 명에게 접종을 하면 집단면역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현재 계약한 물량 자체가 최소 필요량의 2배입니다. 거기에다가 한참 전부터 정부는 미국 제약회사하고 추가 물량을 지금 논의를 하고 있어요. 그 추가 물량은 내년에 쓸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 7900만 명분은 사실은 내년까지 쓸 수 있는 물량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또 계약을 더하면 그건 어떻게, 그 물량이 만약에 남으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그다음에 지금 국민들께서 사실은 백신에 대한 선호도가 조금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정부는 이 안전하고 효과성이 없는 백신을 들여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백신을 들여오든지 간에 국민 수용성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 김현정> 국민적인 신뢰도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그 수용성이 떨어지는 백신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심할 필요가 있죠.

◇ 김현정> 스푸트니크V는 어떻습니까?

◆ 정세균> 그것은 제가 딱히 뭐라고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마는 사실은 그 스푸트니크V에 대해서 작년부터 우리 복지부가 내용을 잘 검증을 해 오고 있는 안입니다. 공표는 안 했지만.

◇ 김현정> 그렇습니까? 그러면 이재명 지사가 이번에 이야기를 해서 검증을 시작한 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정세균> 그렇죠. 이미 작년부터 복지부장관과 제가 같이 의논을 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이 백신에 대해서도 우리가 미리미리 사전에 검증하고 정보를 수집하자고 해서 그렇게 오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 도입 안 한 이유는 뭔가 신뢰도라든지 안전성이 확실하게 확신이 서지 않아서다’ 그런 말씀이실까요?

◆ 정세균> 아니, 우리가 화이자 등 그런 회사들과 7900만 명분을 이미 계약했기 때문에 당장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정부는 사후에도 책임을 져야 되는 거예요. 만약에 언론이나 국민들께서 백신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신다고 해서 무작정 계약을 해 놨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남더라? 그럼 그거 누구 책임입니까?

◇ 김현정> 지금 남는다는 나라가 있죠. 이스라엘이나 미국도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지금 국민들은 ‘좀 남더라도 남아서 걱정하는 게 낫겠다, 걱정하는 게 낫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던데요.

◆ 정세균> 그게 공짜입니까? 국민의 세금 아닙니까. 거기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있는 거예요.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어떤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의 결과가 재정 손실을 초래한다면 그건 정부가 책임져야 되는 거예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검토해야지, 그냥 어떤 여론이 있다고 해서 거기 막 휩쓸리면 중심은 누가 잡습니까?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좀 정리를 하자면 ‘지금까지는 계약 물건이 충분했기 때문에 도입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스푸트니크V는 지금부터는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습니까?

◆ 정세균> 아니, 이미 들여다 봤다.

◇ 김현정> 적극적인 도입 말입니다.

◆ 정세균> 그런데 현재는 그걸 구매할 필요는 아직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전혀 그런 게 없다라고 얘기를 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또 이것이 국제적인 아주 신뢰도가 높은 랜싯이라는 의약전문저널에 실렸어요. 그러니까 처음에 초창기에 비해서는 국제적인 신뢰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변화에 대해서 우리 대한민국도 민감하게 잘 관찰하면서 플랜B라고 하지 않습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활용할 수도 있죠, 만약에 필요하다면. 그래서 그런 가능성까지 다 막아둘 필요는 없지만 백신의 구매와 관련해서는 전체적으로 식약처나 질병청이나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돼서 하는 일이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할 일이 있고, 지자체가 할 일이 따로 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이제 백신을 구해오는 건 중앙정부의 몫이고 그걸 접종을 하는 것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서 하고 있거든요. 현재도 지금 재고가 한 200만 명분 정도가 있습니다. 1차 접종. 그걸 가지고 지금 접종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너무 걱정하지 말라라는 이야기고 또 지자체가 나서야 될 것과 정부가 해야 될 것들이 있는데 그것이 혼재가 되면 국민들께 혼선을 드릴 수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립니다.

◆ 정세균> 그렇습니다. 혼란만 초래할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나저나 전 세계가 이렇게 백신 전쟁 같은 상황이 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다른 나라들 보면 백신 외교와 경제 외교가 같이 가고 있다. 더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 투자하면 백신 주겠소’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니까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나오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가 있어요.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라는 회사가 있고. 이 회사들이 작년부터 이미 정부와 적극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성이나 SK가 바이오 쪽에 관련 회사들이 있고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회사들이 있어서 그 회사들의 CEO들이 이미 정부와 협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비공식적으로 한 게 아니고 저도 그분들의 협조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말씀도 드렸고 또 그분들의 역할에 대해서 이미 알려진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삼성이나 SK 기업 그리고 또 다른 제약회사들도 정부와 협조를 잘하고 있다. 그래서 그 문제를 사면과 연결시키는 것은 글쎄요. 딱 지혜로운가는 잘 판단할 일입니다. 그건 별도의 문제거든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김현정>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이 안 돼서 될 게 안 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 정세균> 네, 그렇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사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지금 또 다른 사면도 논란이죠.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입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이 대통령 만난 자리에서 이걸 건의하면서 논란이 뜨거워졌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세균 전 총리님은?

◆ 정세균> 국민들께서 좀 공감대를 만들어주셔야 가능한 일이죠.

◇ 김현정> 공감대, 국민적 동의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낙연 대표도 연초에 이 부분을 언급하셨던 적이 있고 이번에 박형준, 오세훈 두 시장도 역시 국민적 통합을 얘기하세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통합은 꼭 필요하죠. 그렇지만 그 통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께서 동의해 주시지 않는데 그런 결정을 대통령께서 하시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 정세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논의하신 적이 있다고요? 몇 개월 전에?

◆ 정세균> 네,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는 결론이 지금과 똑같았습니까?

◆ 정세균> 그렇습니다.

(왼쪽부터) 이명박 전대통령, 박근혜 전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김현정> 이게 쉬운 결정이 아니죠. 고민이 상당히 깊을 수밖에 없는 문제인데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대통령 임기 전에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계십니까?

◆ 정세균> 당연히 열어두시겠죠. 그리고 국민들께서도, 또 여론이라고 하는 것은 화석처럼 굳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니까 아마 여론을 잘 살피기도 하면서 또 여론만 보는 것은 아니고 옳고 그름도 따져야 될 것이고요. 또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께서 결단을 하실 수도 있는 일이죠. 사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실 일이기 때문에 국민 각계각층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야당에서도 그런 말씀을 당연히 드릴 수 있죠. 그래서 아마 대통령께서 잘 판단하실 것으로 그렇게 믿습니다.

◇ 김현정> ‘코로나 상황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무거운 마음으로 직을 내려놓은 것은 그다음 직, 더 큰 어떤 임무를 맡고자 함이다’ 제가 이렇게 들었습니다. 다음 달 초쯤에 국민들께 대선 출마 계획을 보고 드리실 생각인 것이 맞습니까?

◆ 정세균> 그런 고민을 쭉 해 왔고요. 정책이라든지 또 마음의 준비 등을 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아직 결심을 확실하게 한 건 아니고요. 그래서 사실은 금년 초에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도 재보궐선거 이후가 좋겠다는 의견도 말씀을 올렸고요.

◇ 김현정> 왜 그때를 생각하셨을까요? 연초인 1월이면 한참 전이기는 한데요.

◆ 정세균> 그런데 총리가 거취를 말씀드리려면 충분히 미리 말씀드려야 준비를 할 거 아니겠습니까? 국정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올해 재보궐선거 끝나고 교체하는 것으로 아마 그렇게 준비해 오셨는데 제가 갑자기 이란에 출장을 가게 됐어요. 우리 한국 케미호 때문에. 그래서 사실은 조금 늦어진 겁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국민들께 아직 결심을 밝힐 준비나 타이밍은 되지 않았지만 5월 초라기보다는 5월쯤에는 아마 보고드릴 그런 기회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만약 대선 출마를 하시게 된다면 ‘왜 나여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고 계실 거예요. ‘왜 정세균인가?’라고 누가 묻는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어요?

◆ 정세균> 지금 결심을 하지 않고 (웃음) 아직 보고를 안 드리는데 그 얘기를 해라 그러면 좀 난감하죠.

◇ 김현정> (웃음) 쑥스러우신 줄은 압니다.

◆ 정세균>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지금은 전환기적 위기 상황이에요. 누가 위기관리를 제대로 잘할 수 있겠는가? 그 다음에 이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고 나서 회복을 해야 되는데, 일상의 회복부터 시작해서 경제 회복, 국제 위상 등등 회복을 해야 되는데 그 회복을 하려면 역량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리고 경험도 있어야 되고. 그런 부분을 갖춘 사람 중에 하나가 아닐까? 그런 판단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정책통이시고 경제통이시고 특히 제가 ‘미스터 스마일’ 별명 말씀드렸잖아요. 협치 잘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분으로 정평이 난 분이십니다. 또 대통령 빼고 사실 다 하셨잖아요.

◆ 정세균> (웃음) 제가 대변인을 못 해 봤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고 지금 다시 대변인을 하실 상황은 아니니까 (웃음) 당대표 하셨고 국회의장 하셨고 장관, 총리 다 하셨어요.

◆ 정세균> 그래서 그런 게 국민들께서 기회를 주신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입문을 시키기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발탁을 하고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 총리로 저를 쓰셨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우리 당이나 민주정부 그리고 국민들께서 많은 기회를 주셔서 훈련이 잘 돼 있단 말이죠.

◇ 김현정> 두루두루 훈련이 잘 돼 있다는 말씀이세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훈련이 잘 돼 있는 일꾼을 다시 쓰실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 일은 아니고 국민들께서 결정하실 일이죠.

◇ 김현정> 그런데 두루두루 진짜 다 거치셨어요. 다 거친 정책통이신 것에 비해서는 지금 대선 주자들 지지도 조사하면 지지도가 그렇게 크게 높게 나오지는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거 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균> 아마 정책통이 정치통에 비해서 원래 좀 그런 점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정세균> 그렇지만 지지도는 꼭 필요할 때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꼭 필요할 때 없으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결정적인 때 있어야지, 미리 지나가버린다든지 하면 소용없는 거거든요.

◇ 김현정> 지금 지지율 높은 거는 크게 소용없어요?

◆ 정세균> 그렇죠. 과거에 그런 경우 많이 보셨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믿음을 가지고 또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한다면, 도전해야 되는 거죠. 과거에 1년 전에 높은 지지율 보이다가도 그냥 순식간에 사라진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김현정> 대선 보면 그렇습니다. ‘결정적인 때에 높으면 된다’ 그걸 믿고 가겠다는 말씀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도 조사 하면 1위로 나오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런데 어딘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쉬운 상대다’ 그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 정세균> 그분은 검사밖에 해 본 게 없으시잖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지율은 높지 않습니까? 국민적인 지지율은?

◆ 정세균> 그건 그럴 수 있죠.

◇ 김현정> 의미 없습니까? 지금의 지지율은?

◆ 정세균> 아니, 제가 그렇게 폄훼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사실은 좋은 검사였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저도 과거에 그렇게 생각했었고요. 그런데 그분이 임기를 못 마쳤어요, 자의로 사임을 하셨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정세균> 인사권자가 내보낸 게 아니란 말이죠. 그리고 원래 검찰은 여러 가지가 중요하지만 사실 검사들은 다 능력이 훌륭합니다. 출중하죠. 그런데 정치적 중립성이 검찰은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어떤 검찰총장도 총장을 끝내고 바로 정치에 직행한 분이 한 분도 없어요. 그런데 이분은 자기 임기도 다 안 마치고 중간에 사임을 해서 정치로 직행한다? 그걸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국민들께서 계속 박수를 치실까?

◇ 김현정> 그 부분에서.

◆ 정세균> 네, 그리고 만약에 정치로 직행한다면 아마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게 되겠죠. 그것은 검찰 조직에도 불행이고 국가에도 불행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분 같은 경우는 여기까지 오게 되면 어떤 맥락을 국민들이 같이 봐왔기 때문에, 스토리를 같이 봐왔기 때문에 그냥 검찰총장 하다가 갑자기 정치권으로 가는 케이스와는 좀 다르다라는 얘기를 하는데요?

◆ 정세균> 네, 그런데 그게 그분이 쌓은 업적을 가지고, 그러니까 국민을 위해서 어떤 성과를 낸 걸 가지고 지지도가 만들어진 게 아니고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고 봐요. 그러면 반사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그걸 뒷받침하는 내용물이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무언가 업적이 있고 성과를 내서 쌓여진 지지도하고 그냥 반사이익에 의한 지지도하고는 그 강도와 견고성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총리직 퇴임 후에 뉴스쇼와의 첫 인터뷰 여기까지 하고요. 이제는 좀 자유로워졌으니까 종종 모시겠습니다.

◆ 정세균> 네, 그렇게 해 주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정세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세균 전 국무총리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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