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 "숨을 참고 있나요? 숨 쉬어야 참을 수도 있어요"

코로나로 일 끊겨.."나는 행복한가"
일 잘 풀리면 영혼에 이상 없다 생각
고향 제주 내려가 농사지으며..반추
우울증, 머리 위에 둥지 틀면 문제
어디서 숨을 쉬느냐..'좋아하는 것'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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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창옥 (소통전문가)

지금부터는 여러분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고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얹으셨어요? 그럼 제가 질문을 좀 던져볼게요. 나는 지금 행복한가? 혹시 우울하지는 않은가. 우울하다면 왜 우울한가. 저도 지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니까 엄청 행복한 것 같지는 않아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최고 기록이라고 해요. 특이한 건 과거에는 고령층, 노인분들이 주환자였다면 지금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많아졌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요.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 시민 3명 중 1명은 코로나 때문에 우울함을 느낀다. 코로나 블루라고 하죠. 그걸 겪고 있다라고 답을 했답니다.

이렇게 힘들 때 따뜻한 말로 우리를 위로해 주는 분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화제의 인터뷰에 모셨어요. 소통 전문가 김창옥 씨, 어서 오십시오.

◆ 김창옥> 안녕하세요.

◇ 김현정> 10달 만이네요.

◆ 김창옥> 시간이 엄청 빠르네요.

◇ 김현정> 엄청 빠르네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창옥> 저는 보통 그 질문에 어떻게 지냈냐고 하는 질문에 그냥 일이 없었어요.(웃음)

◇ 김현정> 일이 없으셨어요. 어떡해요, 일이 없으셔서.(웃음)

◆ 김창옥> 집합을 해서 강연을 해야 하는 일인데 집합을 할 수 없으니까 일 없이 지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지금 세상 우울한 얼굴로 들어오셔야 될 것 같은데 저를 보시면서 방긋 웃으면서 들어오시더라고요.

◆ 김창옥> 또 예상치 못한 코로나가 온 것처럼 또 예상치 못한 좋은 일도 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김창옥> 한 7년 전, 8년 전부터 CBS 세바시에서 되게 이렇게 주목받고 이럴 때 사실 그때부터 제가 내 인생에 좀 뭔가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주목받는데 왜 문제가요?

◆ 김창옥> 그때 이제 세바시도 그렇고 이렇게 잘 되고 그러니까 어떤 어머니가 아이를 해외로 유학을 보내고 걱정이 되니까 이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이런 걸 보내줬나 봐요. 그래서 이제 보내주고 이제 국내에 들어오니까 세바시 모임에 데려와서 강연을 직접 보여주고 아이한테 물어본 거죠. 야, 너 실제로 선생님 강연 보니까 어때? 그러니까 애가 “아, 나는 좀 무슨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 사람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아.”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

◇ 김현정> 어머, 어머, 어머. 행복을 강의하고 있는데?(웃음)

◆ 김창옥> 나쁜 놈의 새끼가 아주.(웃음) 그 얘기를 또 그 어머니가 저한테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어머나.

◆ 김창옥> 그래서 제가 보통 사람이 화가 나면 한나절, 하루 가는 건데 한 3, 4일이 계속 화가 나더라고요. 그러다가 이제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안 게 ‘아, 내가 화가 난 게 아니라 들켜서 당황해하는구나.’ 그러니까 내가 나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마주하지 않았던 내 현실을 저 친구가 얘기를 이렇게. 그러니까 보여준 거예요, 거울을.

◇ 김현정> 솔직하게.

◆ 김창옥> 청소년이니까. 그러면서 이제, 왜냐하면 사람이 일이 잘 되면 자기의 영혼이 이상이 없다고 착각한대요. 돈이 잘 벌리고.

◇ 김현정> 뭐가 술술 풀리면.

◆ 김창옥> 일도 잘 되고 유명해지고 권력을 갖게 되고 그러면 내 영혼이 잘 되는 거네. 내가 축복받은 거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거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친구 얘기로 내 삶의 진짜 여행을 조금씩 해 봐야 되고 이 방향을 수정해야 된다, 지금. 그렇게 느꼈던 거로 이제 시작을 했는데. 그래도 자기가 사는 삶의 자전 속도나 이런 공전의 방향성이 있으니까 살아온 습관대로 사는 거니까 그렇게 못 했는데 이제 코로나가 와서 그렇게 좀 됐어요.

◇ 김현정> 제주도에서 농사지으시더라고요.

◆ 김창옥> 그냥 아주 부분적으로 그냥 체험.

◇ 김현정> 그렇게 여러 사람과 말을 하고 말하는 걸 또 즐기기도 하고 유쾌하고 그러시던 분이 제가 유튜브 채널 하시는 거 들어가 보니까 화면에 말이 없어.(웃음) 묵묵히 농사만 지으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 김창옥> 그러니까 그게 말하는 걸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제 스스로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알을 너무 많이 낳은 연어 같은 느낌.

◇ 김현정> 뭔지 알 것 같아요.

◆ 김창옥> 그래서 제주도가 고향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고향인데 고향이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가 싸워서.(웃음) 그래서 별로 이렇게 고향이, 어디까지 진실을 말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그러다가 이제 마치 아픈 동물이 동굴에 들어가는 것처럼 그런 시간을 좀 갖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오히려 코로나의 이 시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 김창옥> 그런데 이제 처음에는 사실 코로나 전에도 제가 뭔가 삶의 방향성을 바꿔보려고 부분적으로 제주도를 내려갔어요. 그랬는데 이제 적응될 만하면 또 올라와서 일해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충분히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지금 어떻게 보면 강제적으로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 김창옥> 네, 정확합니다.

◇ 김현정> 오히려 나를 키우는 시간으로 갖고 계시다는 말씀.

◆ 김창옥> 처음에는 오히려 기자분들이 가끔 물어보시는 거예요. 인터뷰에. 남자들이 정말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느냐. 남자들이 요즘 나는 자연인이다 많이 보는데.

◇ 김현정> 아, 그런 의미로.(웃음)

◆ 김창옥> 어디 산에 가서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공기가 맑습니다. 아우, 행복합니다. PD님들이 다 좋아하거든요. 남자분들.

◇ 김현정> 좋아하시죠, 다들.(웃음)

◆ 김창옥> 그런데 그렇게 살고 있지 않냐. 그럼 제주도에서 뭘 많이 봤냐. 오름이냐, 바닷가냐. 제가 유튜브 많이 봤다 그랬어요. 유튜브 보면서 경쟁 유튜버들이 100만 넘어가는구나. 세바시 100만 넘어갔구나.(웃음) 나랑 같이 시작했는데 나만 뒤처졌구나.

◇ 김현정> 하여튼 유쾌한 분이에요. 김창옥 씨. 제가 앞에서도 설명드렸습니다마는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경제적인 이유가 됐든 어떤 이유가 됐든 우울함을 겪고 있는 분,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답니다. 저는 많을 줄은 알았는데 수치로 확인이 됐어요. 우울증 환자 한 해 100만 명 넘는 수치. 이거는 최고기록이라고 하거든요. 우리나라의 최고기록. 이거 어떻게 진단하세요?

◆ 김창옥> 일단 제가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시는 게 사실은 참.(웃음) 그런데 이제 이런 느낌은 들어요. 우울감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우울감이 나쁘지 않다고요?

◆ 김창옥> 이게 우울감이라는 것은 마치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새와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주도에 꿩도 있고 어떤 여러 가지 새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그 새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가는 거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새는 그냥 갈 길 가는 거죠. 자기 갈 길 가는 거죠.

◆ 김창옥> 그런데 그 새가 내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창옥> 그러니까 우울감이라는 것은 지나가는 새처럼 뭐가 지나가는 건데 삶을 살면서. 그런데 이제 그 새가 내 머리 위에 집을 짓고 있는데 저희가 가만히 있는 거는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말 좋네요.

◆ 김창옥> 제가 얘기하고도 놀랍네요. 이거 준비 안 했거든요. 그래서 원고 읽지 않았는데 죄송합니다.(웃음)

◇ 김현정> 좋은 말입니다. 새가 지나가는 것. 우울함이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건 나에게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고 내가 볼 때 너무도 행복해 보이고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저 사람에게도 새는 지나간다. 그런데 그것이 내 머리 뒤에 둥지를, 내 가슴에 둥지를 틀게는 하지 말아라 그 말씀이잖아요.

◆ 김창옥> 네, 그때는 저희가 뭔가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때는 상담을 받으러 가고.

◆ 김창옥> 상담을 받으러 갈 수도 있고. 그리고 제 생각에는 사람이라는 게 제가 이제 제주도에 있으니까 제주 바다에서 제가 해녀 물질을 배우고...

◇ 김현정> 물질도 배우세요?

◆ 김창옥> 잠깐 이렇게 지인분들에게 배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데 물질을 배우면서 느끼는 게 숨을 참아야지 깊은 곳에서 좋은 걸 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창옥> 그런데 숨을 참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숨을 쉬러 올라와야 되거든요. 그래서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참아야 될 때가 있다, 자기의 숨을. 그런데 이제 문제는 숨을 어디에서 쉬는지를 모르고 계속 숨을 참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직장생활도 사실 참아야지 이게 좋은 일이 벌어지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감정대로만 할 수는 없잖아요.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런데 숨을 쉴 줄을 모르는 거죠. 그리고 나의 마음이 어디에서 숨을 쉬는지 그 체크포인트를 저희가 아는 게 급선무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숨을 참아야 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오는데 문제는 계속 참다가는 숨이 넘어갈 수도 있다. 적절히 터뜨려줘야 되는 시간, 숨을 쉬는 시간은 필요한데 그걸 잡아야 한다는 말씀이에요? 그러면 알겠어요. 둥지를 트게 하면 안 되고, 새가. 그리고 숨 쉬는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하고 이거 어떻게 잡아야 합니까?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뭘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김창옥> 약간 검찰에 제가 온 느낌이 드는데요.(웃음) 제주도에서 있으면서 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 김현정> 죄송합니다. 편안하게.(웃음)

◆ 김창옥> 왜냐하면 제가 이런 시사프로가 제가 좀 낯설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제 제 경우에는 이제 사람이 제가 제주도에 한 일주일 정도 있는데요. 제주도에서 느끼는 게 뭐냐 하면 제주의 시간은 빨리 간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 김창옥> 그래서 그때 느낀 게 뭐냐면 사람이 어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오늘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은데 이러는 때가 있고, 오늘 진짜 시간 안 간다 이럴 수 있다고 보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 김창옥> 시간이 빨리 갔다고 느끼는 건 인간의 뇌가 집중을 했다는 뜻이래요.

◇ 김현정> 흥미진진했군요.

◆ 김창옥> 집중의 다른 이름이 재미래요. 그러니까 재미는 웃기는 게 아니라 웃겼다는 건 재미의 한 요소일 뿐이지 재미의 본질은 집중이 되고 집중이 됨으로써 시간이 빨리 가고 그때 사람의 뇌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지우는 현상이 있대요.

◇ 김현정> 뭔가에 몰두할 때, 집중할 때.


◆ 김창옥> 네. 시간이 빨리 갈 때.

◇ 김현정> 그게 무조건 재미있고 웃어야 되는 건 아니어도 된다는 거죠.

◆ 김창옥> 그거는 그 장르 중에 아주 여러 가지 장르 중의 하나죠. 그러니까 저희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오직 한마디만 묻잖아요. 은혜받았니? 이렇게 하지 않거든요.(웃음)

◇ 김현정> 그러지 않죠.(웃음)

◆ 김창옥> 그렇죠. 감동받았어? 이러지 않거든요. 재미있었어?

◇ 김현정> 재미있었니?

◆ 김창옥> 그런데 그 재미있었어? 안에는 모든 게 들어간 거죠.

◇ 김현정> 펑펑 울고 나왔는데도 재미있었어라고 하고.

◆ 김창옥> 한 번도 웃지 않았는데 이 영화 너무 재미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창옥> 그게 집중이 됐다. 집중이 됐다는 건 나의 관심사. 관심은 사랑의 시작. 그래서 결국은 어디에서 인간의 영혼이 숨을 쉬느냐. 저는 사랑에서 숨을 쉰다고 보는데 그 사랑의 시작은 집중이라는 거죠.

◇ 김현정> 집중. 무언가 집중할 수 있고 몰두할 수 있는 그 한 가지를 찾아라, 그 말씀이시네요.

◆ 김창옥> 그런 장소가 될 수도 있고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책이 될 수도 있고.

◇ 김현정> 그런 취미활동.

◆ 김창옥> 그런 취미활동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영상. 제 유튜브 영상 이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웃음) 예를 들면, 예를 들면.

◇ 김현정> 예를 들면 뭐든지 좋다는.(웃음)

◆ 김창옥> 예를 들면 김현정의 뉴스쇼, 세바시 많겠죠.

◇ 김현정> 김창옥 선생님. 이렇게 재미있게 톡 치는 이 통찰력, 이게 저는 정말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시간이 다 돼서 말이죠. 일단 본방송은 여기서 인사 나누고 댓꿀쇼로 20분만 더 가겠습니다.

◆ 김창옥> 감사합니다.

◇ 김현정> 잠시 후에 뵙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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