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는 KBL 터줏대감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이름으로 2012-2013시즌 KBL 무대에 뛰어들었고,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가대표로도 활약 중이다. 다만 국내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 탓에 아직까지 KBL에서는 외국인 선수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매 시즌 라건에게는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나머지 구단들이 NBA에서 뛰었던, 또 유럽에서 활약했던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이번 시즌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매 시즌 나왔다.
하지만 라건아는 그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있다.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라건아는 G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였던 조나단 모트리를 상대로 23점 1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1, 2쿼터에는 모트리를 단 3점으로 틀어막았다.
KCC 전창진 감독은 "오늘은 라건아가 1등 공신"이라면서 "연습하면서도 자신이 있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 상당히 의지를 보여줬고, 그게 경기력으로 그대로 나왔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고 박수를 보냈다.
라건아는 "수비 쪽에서 먼저 기선 제압을 하려고 했다"면서 "송교창이 부상으로 빠졌기에 다른 선수들이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라건아는 "언더독"이라는 표현을 썼다.
라건아는 "미디어에서 원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이해한다"면서 "나는 매년 언더독이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나를 다시 한 번 증명하기 위해 오늘 플레이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히 모트리에 대해 공부했다기보다는 오리온전을 통해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좋아하는 위치, 특정 움직임 등을 주의 깊게 봤다"면서 "모트리는 NBA급 재능이 있고, 능력이 출중하다. 막는다는 느낌보다는 방해하겠다는 마인드로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라건아는 "가드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투맨 게임에서도 가드들이 상황을 정확히 읽는다. 내가 롤을 할지, 팝을 할지 결정해준다. 다양한 공격을 보여주면서 수비를 혼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