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논쟁·초선 분열…잡음 커진 국민의힘

유승민‧서병수 '박근혜 탄핵' 언급에 다시 갑론을박
당권경쟁 앞두고 초선의원 내부 이견도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 서병수 의원. 자료사진
4·7 재보선 뒤 국민의힘 권력투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잡음이 커지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계파 대리전 주장까지 나와 초선 의원들 사이에 분열 양상도 보인다.

◇최다선부터 초선까지…다시 '박근혜 탄핵' 갑론을박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박이 국민의힘 안팎에서 최근 다시 불거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재보선 다음날이던 지난 8일 마포포럼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제 정치적 소신이었고 전혀 후회가 없다"며 "지금 그런 일이 있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둔 통합 과정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다소 유연한 표현보다 강경 발언이다.

논쟁에 본격 불을 붙인 건 원조 친박계로 당내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이었다. 서 의원은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향해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큼 위법행위를 했냐"고 물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21일 기자들 질문을 받고 "개개인 의견은 다를 수 있는데 그것을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들께 사과를 구한지 고작 5개월 지났는데 이러니 젊은 세대에선 우리당을 두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공개 발언했다.

초선 조수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탄핵도 역사"라며 "완전히 다른 정당으로 과감하게 변신해야만 넓은 중도층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서병수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비롯 전남 당협위원장들은 "서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힘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며 "두 전직 대통령들의 과오와 탄핵에 대해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탄핵으로 인해 국민에게 실망을 준 점 등에 대해선 잘못"이라면서도 "탄핵에 이르게 된 과정과 직접적 이유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탄핵 이슈를 중심으로 재차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로 보인다.

◇전당대회 앞두고 초선 내부 분열?

당내 권력구도 재편을 앞두고 56명의 당 초선 의원들 사이 분열 조짐도 있다. 재보선 직후 당 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특정 후보와 관련한 대화에서 이견도 서로 드러낸다고 한다.

초선 중 김웅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낸 가운데 초선 돌풍을 당 쇄신 차원에서 기대하는 의견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만큼 관리형 수장을 뽑자는 중론이 교차한다.

한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초선 56명은 제각각 성향이 달라서 뭉치기 힘들다"며 "단톡방에 누군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정책 관련 글 등을 올리면 요즘에는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적극 올리면서 '커밍아웃'하는 초선 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일부 초선들이 한쪽으로 의견을 몰아가서 이에 반발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초선의 장점은 무엇보다 계파가 없어서 개혁 목소리를 낼 수 있단 건데 벌써부터 이러면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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