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딸에 포르쉐 쏜 이상직 해명 들어보니…

이스타항공서 555억 횡령·배임 혐의…21일 국회서 체포동의안 처리 전망

이상직 무소속 의원. 윤창원 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딸이 몰던 고급 외제차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21일 이 의원 측에 따르면 그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필요한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려 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스타항공 계열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자금 1억1천만원이 이 의원의 딸이 타던 포르쉐에 사용된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중학생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한 딸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기적적으로 회복했으나 둘째 아들은 죽었다"며 "교통사고에 극심한 두려움을 갖게 된 딸은 주변인들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차를 추천받았고 그게 9천900만원 상당의 포르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외제차는 회사 공금을 빼내 불법적으로 구매한 호화 승용차로 둔갑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포르쉐가 안전한 차"라는 이 의원에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이 의원 측은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한 것처럼 이 포르쉐는 5∼6억원 짜리가 아니다"며 "고급 국산차 수준이고 이 의원이 사준 것도 아니다. 이스타항공 계열사 대표로 있는 딸이 업무용으로 리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전주지검은 앞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은 2015년 3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을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회삿돈 58억45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장기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해 회사의 재정 안정성을 해치는 등 회사에 약 430억원의 금전적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자금 담당 간부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간부는 이 의원의 조카다.

회삿돈 1억1천만원이 이 의원 딸 포르쉐에 보험금, 보증금 명목으로 쓰인 의혹과 6천여만원이 이 의원 딸이 임차한 오피스텔의 보증금 등으로 흘러 들어간 점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 의원과 그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이 5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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