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화백과 주홍 화백 등 전국 각지의 예술인 258명은 21일 성명을 내고 "예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고 세계적인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를 탄압하지 말라"고 박정희기념재단을 규탄했다.
예술인들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된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작품을 두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에서 작품 철거 및 전시 중단을 광주비엔날레재단 측에 요구한 것에 대해 동료 예술가들로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술인들은 "이상호 작가의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해방이 되고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함으로 인해 부마항쟁과 광주민중항쟁으로 이어지게 되는 아픔의 역사를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 잔재가 사회 곳곳에 암 덩어리처럼 뿌리내리고 있고 독립운동가들에게 빼앗은 옥답을 반역자들은 후손들에게 대물림해 호화롭게 살고 있는 반면 독립군 후손들은 폐지를 주어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예술인들은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는 일본 천황에게 충성 맹세하며 일본군 장교로서 독립군을 토벌한 역사적 죄인 중에 죄인이다"며 "이런 자를 신격화하고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세계적인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작가에게 전시 중단 압력을 행사하고 후원사에게 협박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기념재단은 광주비엔날레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시는 물론 공식 후원사 측에도 입장문을 보내 전시를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박정희기념재단은 광주비엔날레의 공식 후원사 56곳 가운데 국내에 주소지를 둔 네이버, 효성, 광주은행, 광주신세계 등 20여 곳에도 입장문을 발송했다.
박정희기념재단은 입장문을 통해 "이상호 작가의 작품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산업화의 주역들을 왜곡·폄훼했다"며 "전시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정희기념재단이 문제로 삼고 있는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미술가로는 국가보안법 1호로 구속된 이상호 작가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이다.
'일제를 빛낸 사람들'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친일·반민족 행위자 92명이 포승줄과 수갑을 찬 모습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