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 줄었지만…서울 아파트 최다 매수층은 여전히 30대

지난달 30대 이하 거래비중 40.6%로 전달보다 0.5%포인트 증가
영등포·성동구 거래의 절반이 '30대 이하'…강남3구는 35% 밑돌아

서울 시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이한형 기자
올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고 30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도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가장 활발하게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있는 연령층은 30대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495건으로, 전달(5435건)보다 17.3% 감소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작년 12월 8764건에서 올해 1월 5945건으로 32.2% 급감한 데 이어 2월 5435건(-9.4%), 3월 4495건(-17.3%)으로 매달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고 겨울 비수기가 겹친데다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겹치면서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1622건으로 가장 많고 40대(1227건), 50대(695건), 60대(276건), 20대 이하(203건), 70대 이상(50건) 등의 순이었다.

30대 거래는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여기에 20대 이하 거래까지 합하면 30대 이하의 비중은 40.6%로 올라간다.

30대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39.6%로 부동산원이 연령별 통계를 발표한 201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는데, 2월 35.9%로 내려갔다가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30대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의 거래 비중은 작년 8월 40.4%로 처음 40%대에 오른 뒤 올해 1월 44.7%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2월 40.1%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40.6%로 소폭(0.5%포인트) 오르며 40%대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영등포구(49.7%)와 성동구(49.6%)의 30대 이하 거래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고 동대문구(47.2%), 관악구(47.1%), 노원구(46.5%), 종로구(46.4%), 구로구(46.2%) 등은 45%를 넘겼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이 모두 35% 이하로 나타나 평균을 밑돌았다.

출퇴근이 쉬운 도심이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에서 30대 이하의 내 집 마련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젊은 층에서도 정부의 주거정책에 따라 청약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는 청약을 기다리겠지만, 고소득 맞벌이 부부 등은 청약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여전히 기존 주택 구매를 고려하면서 서울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30대가 축적한 자산만으로는 구매가 쉽지 않고,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강남권 진입을 고려하는 경우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에 막혀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자력 진입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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