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말에 빨랫방망이까지 든 엄마, 아들 4개월 만에…

30대 남성 1심 징역 17년→2심 징역 10년
"폭행 실제 실행한 친모보다 책임 크진 않아"

그래픽=안나경 기자
자신과 연인관계 여자친구에게 그녀의 친아들을 때리라고 시켜 결국 숨지게 만든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피고인 책임이 실제 폭행을 자행한 피해자 친모 죄책보다 크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전고법 형사3부(정재오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7년을 받은 A(38)씨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 범행 자체가 피해아동 친모인 B(38)씨의 직접적 행위로 이뤄진 만큼 A씨에게 B씨보다 더 무거운 형량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B씨는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B씨 범행이 A씨 지시와 종용으로 시작되고 유지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자의 직접적인 보호자는 친모라는 점을 고려할 때 A씨에 대한 원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시했다.

A씨와 연인관계였던 B씨는 2019년 11월부터 대전 유성구 자택 등지에서 훈계를 빌미로 친아들(당시 8)과 친딸(7) 몸 이곳저곳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약 4개월간 이어진 폭행 과정에는 빨랫방망이(길이 39㎝·넓이 6㎝), 고무호스(길이 57㎝·지름 2㎝), 플라스틱 자, 빗자루 등이 도구로 쓰였다.

지난해 3월 6∼10일 수십 차례 맞은 B씨 아들은 밥을 먹지 못하고 부축 없이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에 놓였다가 같은 달 12일 오전 9시 48분께 외상성 쇼크로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로 아이를 살피며 B씨에게 "때리는 척은 노노" 라거나 "아무 이유 없이 막 그냥 (때려라)" 라는 문자를 보내며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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