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김태현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가해자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살인 사건 피해자 중 어머니의 형제자매들'이라고 밝힌 이 청원인은 "언론에서 이 사건을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말할 때마다 가족들의 마음이 무너진다"며 "가해자의 이름을 따서 '김태현 사건' 등으로 지칭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이 무참히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하루하루를 지옥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청하기 위해 어렵게 글을 쓴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동생(피해자 중 어머니)은 두 딸이 2살, 4살 되던 해에 남편을 여의고 오로지 두 딸을 밝고 건강히 키우기 위해 20여 년 동안 온 힘을 다해 살았다"며 "그 아름다운 삶이 사람의 탈을 쓴 악마의 손에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카메라 앞에서 준비한 듯 마스크를 벗고 태연히 발언하였던 김태현의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말을 부디 '반성'이라고 인정하지 말아달라"며 "김태현의 위와 같은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반성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과 조카들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면서 느꼈을 공포와 슬픔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숨이 막혀오듯 먹먹해 몇 시간이고 눈물만 흐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밝혀진 수많은 증거를 토대로, 이제는 법정에서 김태현이 잔혹한 범행을 얼마나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저질렀는지가 철저히 확인되고 인정되어야 한다"며 "그리하여 또 다른 제2, 제3의 범죄가 이 땅을 더럽히지 않도록, 행해진 죄에 합당한 엄벌이 선고되고 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임종필 부장검사)는 전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김씨의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이는 사건기록 검토 등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음주 초 김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확정짓고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