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직 셀프 조사에…경북도 '난색', 도의회 '떨떠름'

16일 황병직 도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선출직 지방의원들이 자청해 조사를 받자고 제안했다. 황병직 의원 제공
한 경북도의원이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조사를 자청하자 경상북도가 선출직을 감사할 권한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발적 피조사 제안에 경북도의회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낸다.

경북 영주에 지역구를 둔 무소속 황병직 의원(3선, 문화환경위원장)은 자신도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를 받겠다고 19일 선언했다.

지난 16년간 본인과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 자료도 경북도 감사관실 등에 제출했다.

"도의원들도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선출직 공직자가 앞장서 조사를 받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정작 경상북도는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행정 집행부가 선출직 의원을 감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법 등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집행기관 감사 부서에 감사를 요청할 수 없다"며 "따라서 지방의원에 대한 투기 조사의 경우 도의회가 자체로 조사하거나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처리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도는 다만, 도의회 의장이 의원들에게서 동의서를 징구한 후 감사관실에 조사를 의뢰하면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북도의장은 여기에 응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회 내부에서는 황병직 의원의 제안에 떨떠름한 기류도 감지된다.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치쇼를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도의원은 "그분의 정치 스타일을 알지만 이런 식의 일방 제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상임위원장직을 수행하는 분인데 미리 의장단 등과 의견을 조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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