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vs"소통"vs"민생"…與 당권주자, 첫 토론회 격돌

호남지역 TV토론회에서 당 쇄신방안 두고 입장차 재확인
홍영표 "대통령부터 당원까지 다 녹여내겠다"
송영길 "무능한 개혁의 해결방안은 소통…유능한 여당으로 대통령 개혁 돕겠다"
우원식 "현장성 강화하고 도덕성 높이면서 민생 현안 해결해야"
광주 군공항 이전·전북 금융중심지 구성엔 "적극 지원" 한 목소리

좌측부터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가 19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세 후보는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4·7재보궐 선거 참패 극복 방안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당의 '텃밭'으로 분류되고 있는 호남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성을 보이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당의 개혁 노선에 대해 다소의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들 후보는 재보선 참패의 원인과 혁신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다른 시각을 보였다.

홍 후보는 이번 재보선의 참패가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국민과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현 정권을 비판하고 정부·여당의 기조를 급격히 바꾸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누구는 '다 바꾸자'고 하고, '불안과 분열로 가자'고 한다. 누구는 '민생으로 돌아가자'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민생을 외면한 정부였나. 이런 변화와 혁신으로는 다음 대선을 준비하지 못한다. 지킬 것은 지키면서도 불안과 패배가 아닌 단결과 승리의 정신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다 바꾸자'는 송 후보의 발언을, '민생으로 돌아가자'는 우 후보의 발언을 각각 지적하면서 과도한 쇄신보다는 당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용접공 출신으로 붙이는 데 선수다. 대통령과 당원까지 용광로 당을 만들겠다"며 "대신 온정주의와 결별해 국민이 투기꾼이라는 분은 즉시 출당시키고, 캠프 정치의 싹도 자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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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송 후보는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의 해결방안은 소통"이라며 "당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되도록 언로를 터줘야 한다. 20대, 30대가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겸허히 수용하도록 민생을 연구해 내각을 이끌겠다"며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관료주의에 의해 굴절되지 않도록 당이 견인하고, 언론개혁과 사법개혁도 국민과 함께 공감대를 만들며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출마선언 당시부터 민생을 강조해 온 우 후보는 "불공정과 불평등,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민생이 도탄에 빠지면서 국민의 삶이 매우 어렵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사태까지 국민의 절규에 귀를 닫고 개혁을 해내지 못했다"고 이번에도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을 참패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야당에) 내주지 못하는 것은 효과적인 개혁 입법을 위한 것"이라며 "현장성을 강화하고, 부동산 문제 등 도덕적인 문제도 당이 누구보다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도권 토론에서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홍 후보는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는 송 후보의 출사표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그동안 추구해 온 정체성과 가치를 모두 버리고, 당청 관계에 있어서도 청와대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송 후보가 뛰어난 정치인이고 많은 역량이 있지만 리더십은 불안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과거 이명박 후보가 성격과 스타일에 있어 제2의 노무현이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가 대선에서 패배하기도 했는데 당이 어떻게 단결해야 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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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송 후보는 "지나친 비약이다. 문 대통령을 민주당이 제대로 뒷받침하도록 쇄신하자는 것"이라며 "그렇게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 찬성했던 추미애 전 당대표, 꼬마 민주당에 있던 이낙연 전 대표도 있다.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고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자세로 반성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민생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방역, 소상공인의 손을 잡아주는 것, 백신 잘하는 것 등이 모두 민생"이라며 "자칫 문재인 정부는 민생을 안 챙기고 개혁만 했다는 논리적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우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 민생법안이 결국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 관련해서 많은 민생의 어려움이 있다. 손실보상, 임대료 지원, 전국민 지원을 하고 불공정, 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안과 정책 주안점에 대해서는 설전을 벌인 후보들이었지만 호남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지원을 약속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 송 후보는 "광주, 전남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래서 정세균 총리 시절에 4자 협의체가 만들어졌다"며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제가 소통하고 있고, (전남 출신인) 서삼석 후보가 최고위원이 된다면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우 후보는 "저도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으로서 국가산업이니까 정부 주도의 방식이 맞다고 본다"며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지원방식, 공기별 기간 지정 등 여당이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제가 국방위원이다. 3월 17일 국방위에서 지자체에만 맡겨놓지 말고 정부가,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범정부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빌미가 돼 정 총리가 상설협의체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12개, 22개에 달하는 군공항과 민간공항 간 통폐합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전북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금융중심지 조성과 관련해서도 국가적 이익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정부·여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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