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12일 전원위원회와 16일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를 열고 민주당이 제출한 권고 이행 계획을 보고받은 뒤 '일부 수용' 판단을 내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이해찬 당시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15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총선 인재영입 1호 인사인 강동대 최혜영 인사를 두고 "선천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발언해 '장애인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13일 민주당에 △인권교육 실시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한 이행계획은 90일 이내에 인권위에 회신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권위로부터 '절반 수용' 판단을 받은 셈이다. 전장연 박 대표는 "재발방지책 마련 부분은 민주당에서 제도적 대책을 마련했다고 보고를 했다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비하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인권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없어 불수용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인권위가 민주당으로부터 권고 이행계획을 회신받고는 이에 대한 수용·불수용 여부를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진정인인 본인이 직접 인권위에 전화를 해야만 그 내용을 구두상으로만 전달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문서상 답변을 요구한 박 대표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민주당에서 제출했던 것들은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냐고 인권위에 물었더니 '일부 수용'은 관례상 공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오히려 이런 내용일수록 공개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의 '절름발이 총리' 발언으로 인권위로부터 인권교육 및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받은 국민의힘은 이행계획을 제출, 인권위로부터 '전부 수용' 판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정치인들의 잇따른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공익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꿀 먹은 벙어리', '정신병 있다', '집단적 조현병' 등 발언을 한 정치인들을 상대로 위자료 100만 원씩을 청구하고, 장애 비하 발언을 금지하는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20일 국회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