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7월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수돗물 위생 관리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15일 환경부는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여 동안 전국 정수장 447곳에 대한 위생 실태 점검 결과 23곳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수용가(수돗물을 공급받는 곳)로 유충이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해 현재까지 관련 민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 연천군 연천정수장, 동두천시 동두천정수장, 충남 보령시 성주정수장, 충북 제천시 고암정수장, 강원 화천군 산양정수장 등 5곳은 정수장 정수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환경부는 이들 정수장에 대해 정수처리 강화, 정수지와 배수지 청소, 유충 차단망 설치, 광역상수도로 전환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가령 연천정수장의 경우 원수 취수 위치를 표층에서 중층으로 내리면서 염소 투입 농도를 올리고 역세척(물을 거꾸로 솟게 해 이물질을 빼내는 식의 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세척 과정을 강화했다.
정수지와 배수지 청소, 유충 유출 방지 거름망 설치 등도 뒤따랐다.
방충망이 일부 손상하고 정수지 내부 청결 수준에도 문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된 성주정수장이나 시설 노후화와 더불어 역시 위생 문제가 지적된 산양정수장과 고암정수장에도 관련 조치가 잇따랐다.
동두천정수장과 성주정수장의 경우 수계전환(물흐름 바꿈)을 통해 인근 광역상수도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도록 바꾸기도 했다. 환경부는 "동두천정수장에 공급되는 수돗물 전량은 인근 덕소광역상수도에서, 성주정수장의 수돗물 역시 인근 보령광역상수도의 수돗물로 전환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수에서 유충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대신 원수와 여과지 내벽, 역세척수 등 처리과정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도 18곳이 있었다. 환경부는 이곳에 유충 차단 조치, 처리공정별 거름망 설치 등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여과지 등 손상, 물웅덩이 발생, 야간 점등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문제가 발견된 정수장 211곳은 현장에서 개선 조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이번 점검에서 역세척 성능 저하, 공기 역세척 불가, 거름층 부실, 약품 공정 부재 등 문제가 발견된 32곳의 정수장을 두고 해당 지자체에 기술 지원과 개선안을 제시하는 한편, 이를 내년 정수장 위생 개선 예산에 새로 반영할 예정이다.
또, 점검 결과를 토대로 △정수장 연중 상시 감시 체계 구축 △정수장별 맞춤형 개선방안 마련 △이행사항 등 재점검 △다음달 동두천정수장에서 정밀여과장치 설치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