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초선5적' 비난 당원들에 "욕설·인신공격은 말아달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인터뷰]
"패배 원인은 우리 안의 오만, 공감부족"
"열혈 지지자분들에 당부…의원들도 우리 당원임을 존중"
"현 상임위원장 2년 임기 보장"
"LH 사태 등 부패범죄 발본색원 위해 상임위별 소위 구성"
"개혁성이 민주당다움"…차별금지법 추진 여부엔 묵묵부답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친문' 윤호중 의원과 '쇄신' 박완주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놓고 맞붙었다. 소속 국회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대선까지 남은 1년 동안 민주당의 쇄신 방향도 달라진다.

윤 의원은 33년 동안 당에 몸 담으며 경기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 등 요직을 거치며 당에 대한 이해도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21대 국회에선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입법 전쟁 최전선에서 활약했고, 당내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내에선 윤 의원의 다소 강한 개혁 성향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 그가 원내대표가 됐을 경우 공석이 될 법사위원장을 놓고 일어날 야당과의 분쟁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로 예정보다 한달 가량 빨라진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막판 표심 잡기에 분주해진 윤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는 모습으로 민주당을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인 윤호중 의원. 윤창원 기자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당초 영상 인터뷰를 계획했으나 윤 의원은 서면으로 갈음했다.)
-재보궐 참패의 근본원인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들의 입시 문제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하는가. 불공정 문제는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LH 전·현직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결정타가 됐다는 비판도 있다.

=패배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19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이은 승리로 우리 안에 자리잡은 오만함, 국민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공감부족도 우리의 문제다. 원내대표 당선 이후 최우선 과제로 <재보궐 및 총선 1년 후 평가 TF>를 구성하여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는 모습으로 민주당을 쇄신하겠다.

-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초선의원들을 향해 강성 지지자들이 '초선 5적', '초선족' 등의 표현으로 인신공격을 받는 것에 대한 의견은?

=국민의 한 사람이자 당의 주인인 당원으로서 우리를 대변하는 의원들에게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그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당 열혈 지지자분들께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의원들 역시 우리 당원임을 존중해주시고, 개별 현안마다 각자 다른 입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아주십사 하는 것이다. 특히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욕설은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차기 최고위원은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시 수정의결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을 뽑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당헌·당규를 고쳐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나. 이번에도 상황논리가 당을 압도하는 것 같은데, 쇄신할 수 있나.

=당의 쇄신은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당이 어렵고 변화해야 할 때 일수록 더욱 당원들이 참여해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것으로, 오히려 당의 쇄신을 위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시도별 국민응답센터 설치 등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한다고 했다. 하지만 또 이같은 기구에 열성 지지자들의 참여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 여러분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플래폼이 생기는 것으로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는 국민의 필요를 입법화 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당 사무총장 시절, 민주당 당원게시판을 처음으로 운영했을 때도 똑같은 우려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직접 민주주의를 반영한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민주당의 오만, 독선의 이미지에 상임위원장 17개석을 독점한 원내 운영 방식도 한 몫을 했다는 비판이 있다. 원내 운영, 어떻게 할 건가.

=1기 원내대표 협상을 존중해 국회를 운영해나가야 한다. 현 상임위원장단은 작년 본회의를 통해 임명되었고, 2년 임기가 보장되어있다. 원내대표가 바뀌었다고 바로 뒤집는 것이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원내 재구성이) 쉬운 일도 아니다. 일례로 20대 국회 당시 당내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토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며 상임위원장 자리 유지를 고수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전 의원은 당내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토위원장직을 고수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국민들의 불만이 극심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다. 복안은?

=우리 당에 포진된 여러 전문성을 갖춘 의원님들과 전문가들과 함께 점검해,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조정하고 필요한 정책은 새롭게 마련해나가겠다. 부동산 투기는 단호하게 막되, 실수요자를 위한 지원정책은 필요하다.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등 부동산 시장 왜곡을 대응하고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중단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국회 차원에서는 LH사태 등 부패범죄의 발본색원을 위해, <상임위별 부패척결특별소위>를 구성하겠다.

-'민주당다움'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과정에서 후퇴 논란이 있었다. 차별금지법은 추진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개혁성이 '민주당다움'임에 동의한다.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여러 의견을 듣는 것, 그리고 국민 앞에 책임감 있게 법의 안전성을 꾀하는 것 역시 '민주당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선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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