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사망 당일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119가 아닌 택시를 불렀으며, 차 안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태연함'을 유지했다. 사망 이튿날에 지인에게 "하나님이 천사 하나가 더 필요하셨나 보다"고 답하기도 했다.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인이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모씨의 공판에서는 사망 당일 장씨를 태운 택시기사의 진술 내용과 장씨가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내용 등이 공개됐다.
먼저 장씨는 사망 당일인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의 상태가 이상하자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향했다. 당시 장씨를 태웠던 택시기사는 차들이 엉켜있는 상태였지만, 응급환자가 있다고 양해를 구한 뒤 최대한 빨리 택시를 몰았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엄마라면 아이가 그 정도라면 안절부절못하지 않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당일 신영시장에서 차가 지연됐는데 아이 엄마가 재촉도 하지 않았고, 이성을 잃을 정도였을 텐데 장씨는 보통 엄마보다 차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정인이의 상태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장씨가 아이와 함께 내릴 때, 아이의 몸이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며 "차를 탈 때보다 오히려 더 안 좋아 보였다"고 진술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한 정인이는 이후 세 번의 심정지가 왔고,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
병원에서 장씨는 겉으로는 슬퍼했지만, 공구를 위해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장씨는 심폐소생술 이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정인이의 심각한 상태에 대해 고지받은 이후에도 어묵을 공동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댓글을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정인이의 사망 이후에도 장씨는 태연했다. 장씨는 정인이의 사망 이튿날 "잘 지내냐" 묻는 지인의 카톡을 받았다. 장씨는 "결혼하라. 적당히 살아도 된다. 전세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식으로 답하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정인이의 사망을 아는 지인에게는 "감사합니다 사모님. 하나님이 천사 하나가 더 필요하셨는가 보다"고 답했다고 한다.
장씨는 친딸을 데리고 지인 가족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기도 했다. 또 "(사망 당일 댓글을 달았던) 어묵을 주문을 잘 못 했다. 다른 어묵을 공구하자"는 식의 대화를 나누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인에게 '부검 때문에 문제없게 기도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