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첫 두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첫 승을 위해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모처럼 타선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토론토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 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토론토의 7대3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시즌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투구수가 많아진 7회초에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책에서 비롯된 점수라 투수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2에서 1.89로 낮아졌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준의 기록이다.
류현진의 마운드 운영 능력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공략하는 제구력과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구종 배합으로 양키스의 강타선을 압도했다.
7회 이전까지는 제대로 맞은 타구가 거의 없었다. 고비 때마다 땅볼을 유도해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병살타를 2개나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류현진이 '류현진' 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DJ 르메이휴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2루 앞 병살로 처리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이후 3번타자 애런 저지부터 2회초 수비까지 네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구종 배합과 코스 선택, 제구력의 조화가 완벽했다. 타자들은 타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지난 2경기에서 득점 지원 3점에 그쳤던 토론토 타선은 마침내 에이스를 도왔다.
초반부터 힘을 냈다. 토론토는 2회말 조시 팔라시오스의 2타점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류현진이 3회초와 4회초를 연이어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가운데 그 사이 토론토 타선은 추가점을 뽑았다.
토론토는 3회말 보 비셋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 안타로 만든 득점권 기회에서 랜달 그리척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생산했다.
4회말 공격에서는 마커스 시미언의 솔로홈런을 때렸고 이어 게레로 주니어가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스코어를 5대0으로 벌렸다.
류현진은 5회초 1사 후 애런 힉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루그네드 오도어를 2루 앞 병살로 처리해 순식간에 이닝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5회말 로우디 텔레즈의 솔로홈런으로 스코어 6대0으로 달아났다.
류현진은 6회초 2사 이후 제이 브루스와 르메이휴에게 각각 2루타와 볼넷을 허용해 이날 처음으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거포 스탠튼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류현진은 7회초 1사 후 개리 산체스의 3루 땅볼 때 캐번 비지오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힉스에게는 좌측 방면 2루타를 맞았다. 류현진이 이날 경기에서 허용한 가장 강한 타구였다.
류현진은 1사 2,3루에서 오도어를 2루 땅볼로 잡아냈다. 2루수 시미언은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바꿨다.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남지는 않았다.
총 95개의 공을 뿌린 류현진은 마운드를 데이비드 펠프스에게 넘겼다. 펠프스가 양키스의 후속타를 막아내면서 7회를 추가 실점없이 마무리됐다.
토론토 불펜은 에이스가 등판한 날 승리를 지키는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
8회초에 2점을 내줬지만 계속된 2사 득점권 위기에서 토론토는 새로운 마무리 줄리안 메리웨더를 올렸다. 메리웨더의 폭투 때 양키스 1루주자가 주루사를 범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해 토론토는 한숨을 돌렸다.
토론토가 9회초 1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은 가운데 토론토는 추가 실점없이 승리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