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3일 "자가검사의 틀은 유지하되 이것을 전제로 유흥업소 등의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에 대한 방역 완화는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스탠스"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자가검사키트는 기존의 PCR 진단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가검사키트는 PCR진단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개인이 스스로 구매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 뒤, 양성이 나올 경우 진단검사를 받도록 유도하는 보조적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단장은 "자가검사 키트는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검체 채취의 편의성을 높여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는 보조적 수단의 장치"라며 "분명히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으로, 당초의 목적에 맞는 사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현재 자가검사키트 등의 활용방안이 담긴 지침을 마련하고 있는데, 정부는 자가검사키트를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선제검사나 감염이 의심되지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일반인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이 단장은 "예를 들어 우선 보급을 한다거나 국가적 사업의 용처가 될 곳은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시설, 기숙사 등 기존에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곳이고, 개인도 여기에 대해서 구매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다중이용시설 출입 목적의 자가검사키트 활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단장은 "자가검사키트를 전제로 한 (다중이용시설) 출입은 현재로서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더군다나 지금의 상황은 매우 위중한 상황으로서 이를 검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반대 의사를 표현한 가장 큰 이유는 자가검사키트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자가검사키트는 개인이 10~20분 안에 비강(코 안) 속 검체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인데, 전문가인 의료인이 코 깊숙이까지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선별진료소 PCR 진단검사보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PCR진단검사는 장치를 통해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극히 미량의 바이러스도 검출해낼 수 있지만, 자가검사키트처럼 10~20분 안에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증폭 과정을 거칠 수 없다. 따라서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 가지고 있는 확진자는 걸러낼 수 없다.
이 단장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항원검사가 신속검사 및 자가검사에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며 "사람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왕성할 때 자가검사를 하거나 반복적으로 검사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애초에 검출 한계가 있어 올릴 수 있는 정확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반드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자신이 확진자가 아니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