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파연구원은 사참위 지적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기로 했다.
사참위는 1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2014년 4월 16일 오전 4시부터 오전 9시 사이 약 5시간 동안 세월호의 AIS가 여러 번에 걸쳐 제때 자신의 위치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연구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AIS 관련 사안은 국립전파연구원의 소관 업무였지만 연구원은 7년 동안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연구원은 세월호 AIS와 동일기종으로 테스트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참위에 따르면 세월호 AIS와 동일 기종(JHS182)의 AIS가 설치된 선박은 지난 3월 기준 모두 195대다.
AIS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선박의 위치, 속력, 방향 등 운항 정보를 다른 선박이나 교통 정보를 관제하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센터)에 제공하는 장비다. 차량 운전시 GPS 정보가 주변의 차들, 중앙관제센터와 실시간 공유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아울러 사참위는 지난해 12월 사참위의 항적조사 결과를 반박한 해수부의 해명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사참위에 따르면 참사 당일 해수부 상황실에는 세월호가 병풍도 북방 2.89km 떨어진 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올라간 것으로 표현돼 있었다. 이는 당시 YTN 등 여러 언론사의 실시간 뉴스 특보 등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해수부가 최초로 발표한 세월호 항적은 이와는 전혀 달랐다. 방향은 일치했지만, 상황실에 떠 있던 궤적보다 한참 아래쪽으로 이동했고 꺾인 지점도 병풍도에서 더 가까워졌다. 당시 세월호의 실시간 항적은 사고 원인 조사는 물론 빠른 인명 구조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청와대에 보낸 해명 자료에서 "사참위가 세월호 항적이라고 주장하는 항적은 당시 동 해역에서 남동진 항행 중이던 둘라에이스호의 항적"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하지만 사참위는 해수부의 이같은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0차 항적이 둘라에이스호의 항적이라는데, 참사 당일 오후 4시 이전까지 해수부는 공개적으로 0차 항적이 세월호의 항적이라고 밝혔다"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들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2014. 4. 16 03:37~09:30, 6시간 동안 항적(세월호 포함)이 일부만 저장되어 세월호 항적 등을 수차례에 걸쳐 복원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최종 항적 발표까지 장기간 소요되었다"라고 설명해왔다. 세월호 항적의 일부만 저장된 이유로는 '항적 저장 지연'을 언급했다.
해수부가 당일 사고지점을 실제 사고지점과 6km 떨어진 곳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지적에는 "최초 접수된 제주VTS의 유선보고를 따른 것"이라고 했다.
사참위는 먼저 '항적 저장 지연'에 대해 "해수부 상황실장을 포함한 다수의 상황실 전직 직원들의 진술을 받았다"며 "참사 당일 저장 지연은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고지점 해명도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저희 조사에 따르면 제주VTS는 사고 지점을 병풍도 북방 1.7마일로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세월호 관련 문건 64만 건의 원문을 열람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참위는 지난 1월 15일부터 국정원이 공개한 자료 목록 64만 4709건 중 국정원이 생산한 보고서 5만 1544건과 첩보자료 27만 5464건의 목록을 열람 완료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원문 열람을 요청해 국정원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