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조광한 시장, 김한정 의원 낙선시키려 당원 모집 지시"

'별동대'라는 조직도 만들어져…조 시장, 시의원 충성 맹세도 보고 받아
모집책(일명 꼭짓점) 확보…조 시장 "김한정 재선되면 나부터 죽이려"
조 시장 "총선에 관여한 바 없다"며 혐의 부인한 것으로 전해져

조광한 남양주시장.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김한정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했던 것으로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달 4일 언론에 조 시장의 공소사실 중 범행동기에 대해 당내경선에 출마 예정인 A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였다고만 밝혔었다.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시장은 지난 2018년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장 경선을 앞두고 을 지역구 김한정 의원이 다른 예비후보자를 지지하자 갈등을 겪었다.

조 시장은 당선된 후에도 마석가구단지 이전 문제로 김 의원과 이견이 생기는 등 관계가 악화했다.

그러자 조 시장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김 의원의 낙선을 위해 B 비서관 등 선거캠프 구성원이었던 사람들을 이용해 당내경선 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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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C씨 등은 2018년 10월 '별동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남양주시 을 지역구 위주로 당원을 모집했다.

조 시장은 B 비서관으로부터 'C씨 등 별동대가 권리당원을 모집한 사실, 모집자(추천인), 권리당원을 많이 모집한 추천인, 시의원이 조 시장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등의 보고를 받았다.

B 비서관은 조 시장의 지시에 따라 모집된 입당원서를 비서실, 시의원 등을 통해 경기도당에 접수하는 등 권리당원 모집 활동이 진행됐다.

그런데 별동대의 권리당원 모집 활동은 김 의원 측에서 알게 되자 중단됐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해 또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

◇모집책(일명 꼭짓점) 확보…조 시장 "김한정 재선되면 나부터 죽이려"

스마트이미지 제공
A씨가 지난 2019년 2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남양주시 을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돼 김한정 의원과 당내경선 과정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자 조 시장은 김 의원의 낙선과 A씨의 당선을 위해 권리당원을 다시 모집하기 시작했다.

조 시장은 2019년 7월 31일까지 당내경선에서 후보자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B 비서관을 통해 모집책(일명 '꼭짓점')을 확보하고 이들을 통해 입당원서를 모집하기로 했다.

조 시장은 2월 14일 남양주시청에서 B 비서관에게 '권리당원을 모집하자, 모집 현황을 수기로 작성해서 논의하자'라는 취지로 말해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했다.

조 시장은 같은 달 25일 B 비서관으로 하여금 다산동의 한 커피숍에 남양주시 산하단체 간부이자 조 시장의 선거캠프 출신인 D씨와 남양주도시공사 간부 E씨 등을 모이게 한 후 "김한정 의원이 재선되면 나부터 죽이려고 할 것이다, 권리당원을 열심히 모아야 한다'라며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했다.

다음 달인 3월부터 지역 언론 등에 A씨가 남양주시 을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 예정이라는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조 시장은 3월 13일 B 비서관에게 남양주시 와부읍의 한 식당에서 D씨와 E씨, 이번엔 또 다른 남양주시 산하단체 간부 등을 모이게 한 후 지난 모임과 같은 말을 했다.

이어 "이것은 A의 선거가 아니라 내 선거나 마찬가지다, A를 당선시키려면 권리당원을 많이 모집해야 한다, 권리당원 모집 인원과 관리현황을 수시로 보고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조 시장은 B 비서관과 그의 지시를 받아 당원명부를 관리 중인 D씨로부터 권리당원 모집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의정부지검 형사6부(김성동 부장검사)는 지난달 2일 공직선거법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조 시장과 B 전 비서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또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남양주시와 시 산하단체 간부, 권리당원 모집책 등 6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그러나 조 시장은 "총선에 관여한 바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경찰이 지난해 11월 남양주도시공사 전 감사실장 채용 비리를 저지르거나 관여한 혐의로 조 시장과 E씨 등 7명을 입건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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