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 따르면, 윤여정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소감과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인기, 그리고 최근 세계적인 이슈가 된 동양인 대상 혐오 범죄에 관해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나는 배우들간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모두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하고 있고, 비교할 방법이 없다. (오스카) 후보 지명만으로도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이 모두 승자"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기를 좋아하지만 난 그게 싫다. 이건 올림픽이 아니다"라며 "각기 다른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고, 모두가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전형성을 벗어난 독창적인 한국 할머니 순자를 그려내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지금까지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30개가 넘는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배우 최초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말을 사용해서 내겐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었다"며 "나는 한국에서와 같은 역할을 했는데, 미국 사람들에게 이렇게 큰 환영을 받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결혼 후 1975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일과 과거 이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여배우에게 결혼이란 경력 단절을 의미한다는 점, 이후 결혼 생활이 잘 풀리지 않으며 이혼하게 되자 '주홍 글씨'처럼 낙인찍혀 배우 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점 등을 토로했다.
윤여정은 "내가 이혼했기 때문에 아무도 나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다. 끔찍한 시간이었다"며 "나는 내 두 아들을 먹이기 위해 어떤 역할도 하려고 노력했다. 데뷔 20년 전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그것은 모두 사라졌다.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윤여정에게 우려가 제기됐다. 바로 그의 아들로부터다. LA에 거주 중인 윤여정의 두 아들은 오스카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오는 윤여정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 혐오 범죄 피해를 볼까 걱정하고 있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미나리'의 오스카 후보 지명은 자신뿐만 아니라 오스카의 미래, 그리고 현재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할리우드 영화계에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나는 아이작(정이삭) 감독과 스티븐 연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는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며 "한국에서 오스카 후보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비현실적이다. (내가 후보에 오른 것에) 나는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이 나쁘지 않다.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