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주가 오를까?…중간지주사 전환 '새 판짜기' 공개 임박

14~16일 지배 구조 개편 공식화 전망…"인적분할 무게"
SK하이닉스 자회사 전환, M&A 추진 동력…올해 넘기면 지분 추가 확보
'탈통신' ICT 계열사 경쟁력 강화…IPO 속도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지배 구조 개편안을 이르면 내일(14일) 공식화하고, 본격 착수한다. 중간 지주회사 신설이 개편안의 골자다. 이동통신(MNO) 사업회사와 중간 지주사(투자회사)로 나누고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CT 자회사를 지배하는 '인적분할' 방식이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이르면 14일, 임직원들에게 중간 지주사 설립 등 지배 구조 개편 방향과 연내 완료 계획 등을 직접 설명한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가 수준이 전체 SK텔레콤 사업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실행하겠다. 상반기까지도 아니고 아주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는 것이 지배 구조 개편안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투자회사(중간지주·가칭)는 지배 구조의 정점인 SK㈜의 지배를 받는다. 동시에 SK하이닉스·11번가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사업회사(SK MNO·가칭)는 이동통신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나누는 식이다.


현재 SK그룹 지배 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돼 있다. SK텔레콤을 분할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 밑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가 자리한다. 투자회사 밑에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구조가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중간지주 전환 핵심은 SK하이닉스…기업가치 올리고 사업 확장 지원

SK텔레콤 T타워. 연합뉴스
SKT 중간지주사 전환은 두 가지 측면에서 SK에 필요한 과제다.

우선 전환 시기다.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신규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최소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기존에는 20%에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로, 올해를 넘겨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1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 시가총액 100조 원이 넘는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 보유하기 위해 10조 원이 넘는 돈을 동원해야 한다. 중간지주사 전환의 실질적 데드라인이 연말까지인 셈이다.

SK하이닉스 지위를 자회사로 바꿔 인수합병(M&A)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 지배 구조 개편의 근본적인 목적으로 꼽힌다.

현행법상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할 때 인수 대상 기업(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현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호황에도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M&A와 사업 확장에 나서기 어려웠다. SK텔레콤이 중간 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의 자회사가 돼 이런 문제가 풀린다. 또 이를 통해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활발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게 SK의 구상이다.

◇주주 이해 부합·신사업 가"치 극대화…인적분할 확정적 "연내 개편 완료

시장과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은 SK텔레콤 기업분할의 방식이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투자유치와 사업 효율성은 물론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등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 규제와 승인 과정, 세금 이슈 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재계에서는 SK텔레콤이 물적 분할보다 인적 분할을 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인적 분할을 하게 되면 SK㈜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지분을 각각 26.8%를 보유하게 돼 주주들은 이를 선호한다. 신사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장기적으로 SK㈜가 중간지주사인 SK텔레콤 투자회사 지분을 늘린 뒤 합병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도 증권가에서 거론되고 있다.

박 사장이 지난 주총에서 "저뿐만 아니라 주주와 구성원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인적분할 방식을 예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도 그룹 차원의 지배 구조 그림을 완성하는 데 인적분할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탈통신' ICT 계열사 경쟁력 강화…IPO도 속도

연합뉴스
SK텔레콤이 강하게 추진해 온 '탈통신'과 계열사 기업공개(IPO)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를 5대 핵심 사업부로 일찌감치 서비스별 교통정리를 마무리한 상태다.

세부적으로 △미디어는 SK브로드밴드와 웨이브, 드림어스 컴퍼니 △보안은 ADT캡스와 SK인포섹 △커머스는 11번가와 SK스토아로 분류하는 등 비슷한 사업부별 역량을 모았다. 지난해 말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시켜 티맵 모빌리티를 출범시킨 것도 그 일환이다.

지배 구조 개편을 계기로 애플리케이션 마켓 원스토어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도 탄력을 받으면서, ICT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싣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분할되면 직원들의 재배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장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회사인 SK MNO에 배치돼야 연봉이나 성과급 등에 유리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박정호 사장이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내부 구성원들에게 개편안 내용과 취지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발표는 14일에서 하루 앞당겨지거나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공식화 직후 타운홀 미팅을 갖는 것은 내부 구성원에게 먼저 주요 사업 방향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부 분사를 앞두고도 구성원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 증대를 최우선으로 하는 개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한 뒤 곧바로 분할 작업에 착수해 올해 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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