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초선 의원들의 가장 큰 원동력은 당내에 불고 있는 '혁신' 분위기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로 중도층 공략이 필수 과제로 재확인된 만큼 당위성도 확보한 모양새다.
다만 당원의 표심이 중요한 전당대회에서 초선의원들이 얼마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선 벌써 초선의원과 TK·중진 의원들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혁신 분위기 탄 국민의힘…당권 도전하는 초선
초선 의원들의 당권 도전은 현재 당내에 불고 있는 혁신 바람을 타고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중도층과 2030 세대의 강한 지지로 압승하면서 혁신 분위기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에 초선 의원들도 선거가 끝난 직후인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하겠다"며 "이번 선거는 우리의 승리가 아닌 문재인 정권의 패배이자, 우리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은 김웅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보궐 선거를 해보니깐 국민의힘 이름은 아예 안 나왔다"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만 올라가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 '새로운 얼굴로 바꿔달라', '청년을 대변해달라'는 요구가 나온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 입김 센 전당대회…TK와는 벌써부터 신경전
국민의힘 당헌 당규에 따르면 당대표는 선거인단 투표(70%)와 여론조사(30%)로 선출된다. 당원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인 요소다.
결국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 경선 등의 다양한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출마 의지가 있는 초선 의원끼리 경쟁해 1위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방식이다.
또 당대표가 아니더라도 최고위원 등으로 차기 지도부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자며 당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의견도 나왔다.
집단 지도체제는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현행 '단일 지도체제'와 달리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선출하기 때문에 초선 의원들의 운신이 폭이 넓어진다.
다만 한 초선의원은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그런 논의가 있었지만, 의견 차가 있어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날 모임을 가진 재선의원들도 지도체제 변경에는 난색을 표했다. 재선의원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현 시기에 단일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변경할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현행 체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지역구 의원이자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도 "우리 당의 영남 정당 한계가 뭔지 모르겠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주 권한대행은 "저는 (그 말을) 이해하기를 '호남이나 우리 당이 약한 지역을 영남 지역처럼 보강하는 정당이 되자, 전국 정당이 되자'는 말로 이해하겠다"며 "스스로를 한계 짓는 그런 용어나 이런 것은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