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용산참사 진압 책임자 경력 자치경찰위원 후보 교체 요구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경력 관련 걱정 들었다…19일 재추천 회의 예정”
시민단체 “신 후보 추천 철회는 사필귀정” 환영

자치경찰. 연합뉴스
인천시가 자격 논란이 불거진 신두호(67) 인천 자치경찰위원 후보 대신 다른 후보를 위원으로 재추천 받기로 했다. 이 문제를 제기한 시민사회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경력 관련 걱정 들었다…19일 재추천 회의 예정"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박남춘 인천시장은 전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치경찰위원회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위원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최근 자치경찰위원회의 경찰 측 추천위원의 경력을 두고 많은 분들의 걱정을 들었다"면서 "위원을 재추천하기 위한 경찰위원회 정기회를 오는 19일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가경찰위원회는 인천 자치경찰위원 후보로 신 전 인천경찰청장을 추천했다. 자치경찰위원회는 국가경찰위(1명)를 비롯해 인천시장(1명), 시의회(2명), 시 교육감(1명), 위원추천위원회(2명)의 추천을 받아 7명으로 구성한다.

그러나 신 후보가 자치경찰위원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격론이 불거졌다. 신 후보가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과 경비부장을 지낸 2008∼2009년 폭력‧과잉진압 작전의 책임자였다는 게 문제였다.

◇신 후보, 2009년 용산삼차 현장진압 총괄책임 경력 불거져

그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광화문 집회 때 진압 현장을 지휘했으며, 이듬 해에는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산참사의 현장진압 총괄책임자였다. 이후 그는 2011년 인천경찰청장을 지낸 뒤 퇴직했다.

국가경찰위는 신 후보가 인천 출신으로 인천경찰청장을 지낸 점 등을 토대로 자치경찰위원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후보가 자치경찰위원으로 추천되자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뿐만 피해 당사자인 용산참사 유족들도 반발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들이 모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신 후보의 추천을 두고 "피해자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파헤치는 것이자 살인진압 훈장을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인천지부, 정의당도 신 후보의 임명을 반대하며 박 시장에게 임명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신 후보 추천 철회는 사필귀정" 환영

유족 및 시민단체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신 후보 임명 철회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이 SNS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면서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인천 지역 26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지역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 "신 후보에 대한 추천 철회는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이 신 후보에 대신 다른 후보를 추천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국가경찰위는 오는 19일 위원 재추천을 위한 정기회를 열 예정이다. 박 시장은 "행정과 경찰이 하나로 묶여 명실상부한 자치경찰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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