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부의 심상치 않은 엇박자

빛바랜 손흥민의 골과 빛난 김하성의 홈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유흥업소 12시까지 영업 허용"이 방역기조 해치지 말아야
방역만큼은 중앙정부와 충분한 협의 필요
'서울형 상생방역'이 '갈등방역' 안돼야

손흥민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홈 경기를 마치고 구단 공식 채널과 인터뷰 하고 있다. 토트넘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이 12일 맨유와의 경기에서 14호 골을 터뜨려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손흥민은 침통했고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팀이 1-3으로 역전패했기 때문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No player is bigger than the Team)"라는 퍼거슨 감독의 말이 명언인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 시장은 업종별로 세분화해 시간별 규제를 완화하되 방역의무는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서울형 거리두기'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황진환 기자
10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인기가 취임 초기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유흥업소의 영업을 자정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흥업소 등 다중 영업시설의 영업시간을 업종에 따라 밤 12시까지 세분화하는 이른바 서울형 거리두기인 '서울형 상생방역'이다.


오 시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시내의 유흥업소 문이 닫혀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시설 운영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한형 기자
정부는 난색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원칙에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자는 10일까지 닷새 동안 600명을 넘고 11일에도 587명을 기록했다.

3차 대유행 때와 비슷해 당장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방역을 실험할 때가 아니다. 그동안 축적돼 온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과학적인 방법을 시행할 때"라고 지적한다.

지금은 오세훈 서울시의 자율적인 방역보다는 중앙 정부와 협의를 거친 가장 효율적인 방역대책이 필요할 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월 3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상가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지회장 및 운영진들과 부동산 정책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표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벌써부터 수 억원씩 오르고 있다.

이는 당연히 전체 집값으로 연결된다. 엉망진창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겠다는 대책이 악수가 돼서는 안된다.

4월 7일 이후 오르는 서울 집값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오세훈 서울시장 책임이다.

신뢰를 잃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여당의 4.7재보궐선거 결정적 패인이다.

일찍이 국민의힘은 현 정부를 겨냥해 "방역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 송석준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해 9월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방역을 정치화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문재인 정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방역과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내놓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부와 겉도는 개인기는 국가라는 팀웍을 해칠 뿐이다.

방역은 더 이상 실험대상이 아니라 뚜렷한 결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방역은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책임지고 평가도 함께 받아야 한다.

11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친 동점 홈런은 팀이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고 김하성도 빛이 났다.

손흥민의 골은 팀이 패했기 때문에 빛이 바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은평구 불광천 앞에서 선거를 하루 앞두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듯이 국민이나 국가보다 위대한 정치인은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적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방역 대책만큼은 중앙 정부와 팀웍이 필수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이 '서울형 갈등방역'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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