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산로 살인사건 9일째…실마리도 못 찾은 경찰

70대 남성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주민 자주 찾는 등산로
경찰 "산 특성상 CCTV 등 없어 용의자 특정 쉽지 않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부산 한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지 9일이 지나도록 경찰이 용의자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경찰청과 부산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6시쯤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A(70대)씨가 흉기에 찔려 숨져있는 것을 한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발견 당시 몸에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으며,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당일 오전 5시쯤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평소에도 이 등산로를 자주 오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발견된 곳은 평소에도 인근 주민들이 자주 다니던 등산로다.

이처럼 범행 장소와 시각이 비교적 명확한 데도, 경찰은 사건 발생 9일 동안 용의자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산에는 산불 감시초소가 10여곳 있지만, 초소와 등산로 입구 모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범행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서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발생 시각 전후로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모두 만나 범행을 목격했는지 등을 물어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산에서 발생한 범죄 유형까지 모두 뽑아 유사 사례를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심에서 발생한 사건과 달리 발생지가 산이라 수사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가능한 경찰력을 모두 동원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경찰이 주거지와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용의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가 하면, 해당 등산로에 대한 통제조차 없어 불안과 불만을 더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추가 범행 위험은 높지 않아 통제 등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할 자료가 많다 보니, 용의자를 조기에 지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원한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있지만, 우발적인 범행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이라 수사 상황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다만 연쇄 범행이나 추가 피해 우려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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