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외국인 선수(브랜든 브라운, 클리프 알렉산더)가 KGC(제러드 설린저,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보다 무게가 떨어진다. 반면 에이스 허훈의 존재감은 든든하다. 결국 양홍석 포지션에서 더 많은 득점이 나와야 KGC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KGC에는 KBL 최고의 수비수 문성곤이 있었다.
2년 연속 최고 수비수로 뽑힌 문성곤은 양홍석을 제대로 틀어막았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4.5점을 넣었던 양홍석은 11점에 그쳤다. 승부가 갈린 경기 막판 3점슛을 제외하면 8점이었다.
문성곤은 공격 리바운드도 5개나 잡았다. KGC 김승기 감독이 붙여준 '홍길동'이라는 애칭답게 어디선가 뛰어올라 공격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스틸도 2개.
KT 서동철 감독은 경기 후 "중요할 때마다 리바운드를 뺏겼고, 그게 3점으로, 또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이 몇 개 있었다"면서 "상대 팀이지만, 문성곤은 정말 팀에 공헌이 되는 역할을 많이 해줬다. 그런 모습이 우리 선수들에게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문성곤을 칭찬했다.
문성곤이 코트에 있을 때 KGC의 득실 마진은 +13이었다. KGC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수비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성곤은 "KT와 경기를 하면 허훈은 항상 20(득점)-10(어시스트)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간다"면서 "항상 외곽을 맞아서 졌다. (김)영환이 형, 홍석이를 집중적으로 막자고 생각했는데 잘 된 것 같다. 다만 몇 개 미스만 안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문성곤은 3점슛 2개를 던져 1개를 성공했다. 공격지표의 전부다. 하지만 주장 양희종처럼 숫자로 보여지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다. 공격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다만 스스로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욕심을 잠시 내려놓았다.
문성곤은 "공격은 늘 아쉽고, 개인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사실 플레이오프는 내가 나서서 하면 안 될 것 같은 경기다. 찬스가 날 때만 쏘고, 가장 잘하는 것이 리바운드니까 그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칭찬을 받으면 너무 좋다. 조금 더 해서 더 좋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