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세터 하승우의 스파이크 공격, 운일까 실력일까

팀의 주전 세터로 승리를 이끈 우리카드 하승우.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우리카드는 11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대한항공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8-26, 25-22, 25-23)으로 셧아웃 승리했다.

이날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26)는 71개의 세트 중 40개를 성공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총 득점은 3점. 2점은 모두 공격 득점이다.

특히 하승우는 1세트 듀스전 끝에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나경복의 토스를 망설임 없이 직접 스파이크 공격으로 처리했다. 상대 블로커에 맞은 공은 그대로 라인 밖으로 떨어졌고 1세트를 마무리하는 득점으로 기록됐다. 1세트를 잡은 우리카드는 접전 끝에 연거푸 나머지 세트까지 챙겼고 팀의 첫 챔프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에 대해 "토스 실수가 몇 개 나왔지만 다행히 끝까지 잘 버텨 줬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하승우의 스파이크 공격 득점에 대해 "제가 봤을 때는 재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웃어 보였다. 그는 "원래 알렉스에게 가는 볼인데 과감하게 때렸다"며 "실력보다는 운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동료들과 환호하는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반면 하승우는 운보다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인터뷰에 나선 하승우는 신 감독의 평가에 대해 "운도 살짝 있지만 실력이 좀 더 있는 듯하다"며 재치있게 맞받았다.

1세트 득점 상황에 대해 하승우는 "경복이 형이 잘 못 올려서 저에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공격에 자신이 있었는데 마침 공이 와서 자신 있게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부터 공격을 좋아했었는데 세터는 공격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최대한 공격을 자제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신 감독이 그런 세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하고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이 팀의 키플레이어로 손꼽히는 것에 대해선 "맞는 말이다. 제가 제일 잘해야지 팀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그는 "플레이오프 2차전 때는 너무 못했었다"며 "제가 떨어지면 팀도 많이 떨어진다. 제가 제일 중요한 역할이다"고 덧붙였다.

"아침부터 뭔가가 느낌이 좋았다"는 하승우는 "내일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지만 잘 견디도록 하겠다"며 2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우리카드는 오는 12일 인천 계양에서 대한항공과 챔프전 2차전 원정 경기로 격돌한다. 이후 하루를 쉰 뒤 14일 홈 경기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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