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동 사망 사건 조명 '그알', 바꿔치기 시점 추정

아이의 행적 담은 사진과 영상자료 5천여 점 입수해 분석
달라진 귀 모양 근거로 아이 바꿔치기 시점 추정

지난 10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 구미 아동 사망 사건' 편. 방송화면 캡처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구미 아동 사망 사건의 최대 의혹 중 하나인 아이 바꿔치기에 관해 조명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 구미 아동 사망 사건' 편에서 제작진은 석씨가 DNA 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석씨가 자신의 아이를 뒤바꾼 시점에 관해 추적했다.

앞서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여성 A씨가 구속된 가운데, 유전자 검사 결과 A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밝혀져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모씨가 친모로 밝혀지며 아이 바꿔치기 논란까지 더해져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석씨가 혼외 관계에서 낳은 아이를 산부인과에서 손녀와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 2018년 3월 20일 태어난 아이의 행적을 담은 사진과 영상자료 5천여 점을 입수, 전문가들과 자료를 분석한 끝에 경찰이 특정한 때와는 다른 시점에서 아이가 뒤바뀐 시기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두 엄마의 비밀, 두 아이의 비극: 구미 아동 사망 사건' 편. 방송화면 캡처
제작진은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아이의 왼쪽 귀 모양이 2018년 4월 24일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3월 30일부터 4월 23일까지 사진 속 아이의 왼쪽 귀 모양은 바깥쪽 귓바퀴가 접힌 것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4월 24일 사진에서는 귓바퀴가 펴진 형태라는 것이다.


오세준 부산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위축 귀가 며칠 사이에 완전히 펴질 수 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완전히 펴진다? 그게 조금 생각하기 쉽지 않다"며 "3월 30일 사진부터 4월 7일까지는 그대로였다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정훈 가톨릭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귀는 출생 전에 엄마 배 속에서 발생이 시작돼서 대부분의 구조물은 전부 다 출생 전에 완성이 돼서 태어난다. 5살이 될 때까지 성인 크기의 90% 정도까지 다 자란다"며 "근데 크기가 커지는 게 대부분이고, 형태적인 변화는 사실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1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경북 구미 숨진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외할머니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작진은 같은 각도로 찍힌 두 장의 사진, 출산 뒤 병원에서 찍은 사진과 생후 7개월 시점의 사진을 들고 법영상 분석 전문가를 찾았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같은 비율이었다면 일치해야 하는데 간격이 일치하지 않고 귓바퀴의 윤곽선 부분도 1대 1로 비교했을 때 형태에 차이가 있다"며 "3월 사진하고 이건(생후 7개월 시점에 찍힌 사진) 동일인이라 볼 수가 없다. 귀의 형태만 봤을 때는 말이다. 저 정도까지 같았는데 다르게 나오기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귀라고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제작진은 석모씨의 야간 근무가 있던 주인 4월 24일 낮, A씨 부부 집에서 아이가 바꿔치기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한편 현재 숨진 아동의 친모로 알려진 석모씨에 대해 경찰이 유전자 검사는 물론 프로파일러와 거짓말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유전자 검사 외에 뚜렷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석모씨가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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