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호 아시안 범죄대응팀 발족 배경?…'한국계 가족 대화'

메릴랜드주, 미국 첫 아시안범죄 대응팀 발족
호건 주지사 "딸들이 엄마 안전 걱정할 지경"
위원장에 한국계 前연방검사장…권고안 도출

래리 호건 주지사 가족. 메릴랜드 주지사실 제공
미국 메릴랜드 주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안범죄 대응팀(workgroup)을 출범시켰다.

그런데 이 대응팀 발족에 한국계 영부인 가족들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출신 미국인들을 향한 폭력과 차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팀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응팀은 주 정부에 검경 대응전략, 증인 보호, 피해자 서비스 등과 관련된 권고를 하거나 행정 및 법적 대응 등과 관련한 정책 제안을 하게 된다.

메릴랜드주가 아시안 범죄에 대해 다른 주들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호건 주지사의 가족 영향이 컸다.


이날 호건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무팀 발족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아시안들을 표적으로 한 범죄와 관련돼서는 수도 없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가족 대화 내용까지 일부 소개했다.

유미 호건 여사. 연합뉴스
그의 부인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다. 호건 부부는 3명의 딸과 3명의 사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4명의 손자손녀를 두고 있다.

사위 2명을 제외한 모든 비속이 한국계인 셈이다.

그는 딸의 (아시안) 친구 어머니가 주유소에서 인신 공격을 받은 이후 딸이 손녀를 데리고 자신을 만나러 오기위해 외출하기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둘째 딸의 친구가 공항에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언어폭력을 당한 일화도 거론했다.

그는 이런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제 딸들이 엄마 (안전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호건 주지사는 최근 지방 순시를 갔을 때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들 십여명을 만났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피해를 어디에 어떻게 호소할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날 발족된 실무팀은 바로 이런 범죄들이 적극적으로 신고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부터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응팀장에 임명된 로버트 허 전 연방검사장. 유튜브 캡처
한편, 호건 주지사는 이날 발족한 대응팀의 팀장에 한국계인 로버트 허 전 메릴랜드 연방검사장을 임명했다.

허 전 검사장은 하버드대와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법률가로,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메릴랜드 검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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