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은 9일 서울시의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시작한 지 1년 4개월째인데 솔직히 말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최선의 노력을 다했겠지만 1년이 지나면서도 중앙정부가 정하는 1, 2, 2.5, 3단계 이런 식의 대응에 순응했을 뿐 실제 민생현장에서 벌어진 절규에 가까운 소상공인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는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금지와 같은 일률적인 규제는 더 이상 어렵다며 업종별로 맞춤형 대책을 만들고 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강조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간부들에게 각종 업종 협회 등과 접촉해 매출 감소는 최소화하고 방역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
일괄적인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 등의 방식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서 재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도 방역을 강조하긴 했지만 소상공인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는 거리두기의 한계를 비판하고 제한을 완화하는데 무게를 둔 것이다.
오 시장은 백신접종이 지체되는 것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 속도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뒤떨어졌고, 비슷한 국력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마 가장 늦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또 "접종 일시 중단 등으로 인해 방역당국에 대한 시민 불신도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1회용 키트 도입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무슨 일인지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이 되지만 큰 틀에서의 방향이 서울시발로 형성될 수 있도록 신중하지만 그러나 신속하게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이날 이런 언급은 코로나19 방역과 접종을 이끌고 있는 중앙정부를 비판함과 동시에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하면서 야당 소속 시장으로서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