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이 지난 현재 배 회장은 여전히 소공연 회장임을 자처하며 사무실을 찾고 있다. 하지만 문전박대 당했던 지난해와 달리 요즘은 회장실을 이용한다. 직원들도 그의 방문을 막거나 문을 걸어 잠그지는 못하고 있다. '소공연 회장은 배동욱'이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법원의 결정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법원은 배 회장의 해임을 결의한 지난해 9월 임시 총회는 무효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 회장의 해임 결의도 효력을 잃게 돼 '배동욱은 여전히 연합회의 회장'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배 회장의 해임을 주도했던 김임용 수석부회장 체제(현 집행부)가 지난주 열려 했던 정기 총회도 열어선 안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려던 현 집행부의 계획도 무산됐다.
현 집행부와 직원들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배 회장을 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해임 총회가 무효라 하더라도 배 회장의 임기는 이미 지난 3월 29일로 끝났고, 따라서 정관 규정에 따라 현재처럼 김 수석 부회장의 대행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소공연 관계자는 "정관 규정을 보면 보궐 선거로 뽑힌 임원의 임기는 전임자의 임기 종료일까지로 돼 있다"며 "바로 3월 29일까지가 배 회장의 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배 회장이 선출됐을 때도 3월말까지 임기라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소공연 현 집행부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배 회장의 임기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마찬가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13일 이사회를 소집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 회장은 "나의 임기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정관을 보면 '선출된 임원은 후임 임원이 선출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집행부가 소집한 이사회에는 불참할 계획이며 상당수 이사들도 불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기부의 임기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답변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결국 소공연은 '탄핵 무효' 법원 결정을 계기로 두 명의 회장(회장 대행)과 두 개의 이사회에 이어 두 명의 차기 회장 가능성 등 '한지붕 두가족' 파문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