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 받고도 실제 복역 '0일'…中 기결수가 '인민대표' 되기도

피의자 모친이 인민대회장 난입해 폭로하면서 진상 드러나
쿤밍에서는 20년 전 사형선고 받은 사람이 나이트클럽 사장이 돼 나타나

징역 15년형을 받았지만 하루도 복역하지 않은 바투멍허. 글로벌타임즈 캡처
중국에서 살인을 저질러 1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단 하루도 복역하지 않은 남자의 얘기가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남자는 마을 간부를 거쳐 지역 인민대표로 선정되고 공산당에도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에서 멀지 않은 네이멍구 북부 후룬베이얼시 천마얼후치라는 마을에서 18살이던 바투멍허라는 젊은이가 같이 마작을 하던 친구를 흉기로 살해했다.

바투멍허는 이 사건으로 징역 15년에 2년간 정치적 권리 박탈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는 판결 전 1년 4개월 16일만 구치소에 구금돼 있었을 뿐 실제 복역 기간은 하루도 안 된다. 이유는 바투멍허의 엄마와 교도소·병원 등이 짜고 병치료를 위한 가석방 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석방 이후에도 불법적으로 석방증명서를 획득하고 불법적으로 당에 가입했으며 지방인민대표대회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바투멍허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어머니. 텅신망 캡처
바투멍허의 행각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인민대표로 선출된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의 엄마가 지역인민대표대회 회의장에 난입해 이 사실을 폭로하면서 서서히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네이멍구 당국이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투멍허가 살인을 저지르고도 단 하루도 복역하지 않고 세상에 나와 인민대표로까지 선출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은 84명이다.

이 가운데 1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74명은 부서장, 과장 등 현직에 있는 데 현재 사법처리 전 단계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사형이 집행된 쑨샤오궈. 펑파이 캡처
이번 사건은 지난해 2월 사형이 집행된 쑨샤오궈 사건을 연상시킨다.

1975년에 윈난성 성도 쿤밍에서 태어난 쑨은 1994년에 강간죄로 3년을 선고 받았으나 보석으로 석방됐고 이후에도 폭력·납치·강간을 일삼은 끝에 1998년 2월에 사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쑨은 나이트클럽 사장이 돼 2018년 7월 쿤밍의 한 노래방에서 벌어진 시비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쑨은 난동을 부리고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쑨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지역법원 관리들에 의해 20년 전 사형 판결을 받았던 사람임이 드러났다.

펑파이 캡처
쑨이 사형을 당하지 않았던 이유는 1심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이듬해 2심법원에서 사형 유예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사형선고 유예는 사형을 선고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형을 해주는 독특한 중국식 사법제도다.

쑨은 2007년 개시된 재심에서 20년 형으로 감형 받고 12년 5개월을 복역한 뒤에 석방됐다. 쑨샤오궈에 대해 반복적으로 면책한 재판관이 징역 20년형과 19년형을 선고 받았고 17명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2년형을 선고 받았다. 윈난고등인민법원장 등 6명도 당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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