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쯤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받는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선 김씨는 "죄송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검은색 긴팔 상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경찰서 입구에 모여 있는 취재진을 둘러봤다. 이어 "기자님들 질문에 일일히 답변을 못 드릴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씀 없나'고 묻자 김씨는 양쪽에서 팔을 붙잡고 있는 경찰관들에게 "잠깐 팔 좀 놔달라"고 요구했다.
경찰관이 붙잡고 있던 팔을 놓자 김씨는 무릎을 꿇었다. 김씨는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게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어머니께 한 말씀 해달라"고 말하자 "볼 면목이 없다 솔직히"라고 말했다. 김씨의 목에는 범행 직후 시도한 자해 상처를 치료한 것으로 보이는 흰색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김씨는 취재진이 '마스크를 벗어 줄 수 있나'는 요구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스크를 벗었다. 김씨는 답변하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거나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모든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로 일관하던 김씨는 "일단은 죄송하다는 말 밖엔 못 드리겠다"고 말한 뒤 호송차에 올라 탔다.
이날 도봉경찰서에는 일찍부터 다수의 취재진이 몰렸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폴리스라인 양 옆으로 경찰 10여 명이 대기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5개다. 지난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통과했지만, 올해 10월부터 시행 예정이라 김씨에게는 적용이 불가하다.
김씨는 범행 전까지 큰딸 A씨를 지속해서 스토킹했으며 범행 이후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총 4차례 김씨를 조사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동기와 범죄심리 등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