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당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우리 당을 어머니 당으로 믿고 따르면서 자기 당을 지키려고 수십 년 세월 모진 고난을 겪어온 인민들의 고생을 이제는 하나라도 덜어주고 우리 인민에게 최대한의 물질 문화적 복리를 안겨주기 위하여 나는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하여 각급 당 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진도상에는 많은 애로와 난관이 가로놓여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당 제8차 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은 순탄치 않다"고 평가한 뒤 "우리 인민의 앞길을 개척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에로 가는 위대한 목표, 위대한 이상을 실현하는데서 우리 당은 그 어떤 우연적인 기회가 생길 것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며, 이런 결심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금 우리 인민들은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변함없이 우리 당을 어머니 당이라 부르며 따르고 있다. 이 부름은 세상에서 오직 조선로동당만이 받아 안은 고귀한 칭호이며 억만금으로도 살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영예이고 최상의 영광"이라며, "이제 우리 당은 어머니라 스스럼없이 불러주는 자기 인민의 위대한 믿음에 목숨 걸고 기어이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고난의 행군' 구호 재소환 이유는?
김 위원장이 이른바 인민복리를 위한 인민대중제일주의의 맥락에서 당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고난의 행군'에 나설 것으로 촉구한 것이다.
세포비서 이상의 당 간부들에게 '고난의 행군'의 자세를 요구해 코로나19 방역과 무역단절, 대북제재 장기화 등에 따른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역사에서 '고난의 행군'은 김일성이 1938년 12월부터 1939년 3월까지 100여 일 동안 항일 빨치산을 이끌고 중국 지린 성에서 압록강 연안 국경까지 감행한 강행군을 말한다.
북한은 특히 사회주의권 붕괴로 90년대 들어 아사자 속출 등 최악의 식량난이 발생하자 위기극복을 위한 담론과 구호로 30년대 '고난의 행군' 역사를 강조한 바 있다.
고난의 행군 구호를 전체 인민들에게 내세운 맥락은 아니지만 김 위원장이 이 구호를 언급했다는 것 자체는 현재 국면에 대한 위기의식과 돌파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관측된다.
◇당 세포 10대 과업과 12개 기본품성 제시로 사상통제 강화
노동신문이 보도한 10대 과업은 당원과 근로자를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무장, 당원과 근로자들에 대한 5대 교양 중심의 사상교양사업 진행, 당 규약 학습 강화 및 당 생활의 정규화·규범화, 당 조직 관념 제고와 당 생활기풍 확립, 입당 대상자들의 집중 교양과 단련, 청년교양에 특별히 힘쓸 것, 인간개조사업을 진행해 집단 속에 공산주의적 기풍 확립,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과의 강도 높은 투쟁 등이다.
대부분이 사상 교양과 통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이 중에서도 청년교양에 대해 "당 조직들이 한시도 소홀히 하거나 늦추지 말아야 할 최중대사"라면서, "청년교양문제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 사업에 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은 '깨알지시'…청년 옷차림·머리단장까지 업급
김 위원장은 특히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하여서도 어머니처럼 세심히 보살피며 정신문화생활과 경제도덕생활을 바르게, 고상하게 해나가도록 늘 교양하고 통제하여야 한다"며 깨알지시를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경제발전5개년 계획 수행과 관련해 "당 중앙은 앞으로의 5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효과적인 5년으로, 강산이 또 한 번 변하는 비약의 5년으로 만드려한다"며, "이 중대한 과업 수행에 있어 당 세포비서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 간부와 당원들에 대한 사상 교양과 통제 강화 목표를 충실하게 반영한 대회로, 당 세포 앞에 나서는 10대 과업과 12가지 기본품성을 제시한 것이 압권"이라며, "북한이 현재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 이에 따른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음이 거듭 확인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시 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 이어 열린 이번 당세포비서대회의 내용과 결과에 비춰볼 때 향후 북한은 제재와 코로나19, 대미관계 등과 무관하게 내부결속, 일심단결, 집단주의 일변도로의 방향성이 더 강화될 보인다"며.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올해 초 당 대회 이후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내각확대회의, 시,군당 책임비서 회의에 이어 이번 당세포비서대회까지 개최하는 등 당 조직 총동원령을 내려 8차 당 대화 과업의 성과 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고난의 행군 용어의 재등장은 대내외 관계가 녹록치 않다는 현실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당 세포비서대회는 지난 6일 개막해 사흘간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개회사를 한 뒤 이틀 만에 다시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