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없었다"…허위사실 유포자 불구속 입건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주사기 바꿔치기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허위 사실이 분명하다며 관련 내용을 온라인에서 유포한 한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수사를 담당한 대구경찰청은 "종합 조사 결과 주사기를 바꿔치기 했거나 다른 백신을 접종했다는 내용은 모두 확인할 수 없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기존에 대통령 접종 장면을 보도한 언론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 접종을 담당한 간호사가 주사기를 바꿔치기 하는 등의 행동은 없었다.

일각에선 파티션 뒤로 들어가기 전 주사기에 캡이 꽂혀있지 않았지만 파티션 뒤에서 곧바로 캡이 닫혀진 모습이 포착됐다며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파티션 뒤로 들어가기 직전, 간호사가 왼손 바닥 안쪽에서 뚜껑을 결합하는 액션을 취하는 장면이 분명히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당 간호사도 대통령과 취재진 앞에서 백신을 주사기에 추출한 직후 곧바로 손바닥 안쪽에서 리캡(캡을 다시 씌움)했고, 이후 손소독 등을 위해 파티션 뒤로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리캡이 굳이 필요했냐는 의심에 대해선 백신 접종 간호사에 대한 교육 사항에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염 가능성 있을 때 리캡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화이자 백신 유통 현황을 확인한 결과 종로구 보건소에는 화이자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냉장고도 없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영상에서 보이는 백신의 색깔, 보호캡의 색깔 등도 모두 아스트라제네카로 확인된 상황이다.


경찰은 파티션 설치 목적에 대한 의심 역시 백신 바꿔치기 가능성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침에 따르면 "접종 대상자의 신체가 가려질 수 있게 가림막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는 것.

다만 3월 중순까지는 파티션 대신 흰색 천 가림막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 이후 천 가림막이 고정이 잘 안 되는 불편이 있어 파티션으로 교체했을 뿐, 대통령의 접종과는 관계가 없다고 봤다.

이외에도 현장에 7~8명의 취재진이 불과 3m 앞에서 접종 현장 즉 파티션 앞, 뒤를 모두 살펴봤다는 점 등이 '바꿔치기 없음'의 근거로 작용했다.

바꿔치기가 없었다고 결론 내린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이런 주장을 단정적 사실처럼 올린 경우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8건 중 한 건에 대해,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표현을 단정적으로 올렸고 이런 내용이 확산돼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이 심화됐고 실제로 종로구 보건소에 접종 취소와 문의가 이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또 A씨에 대해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지도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간호사와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을지, 기존 판례를 더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나머지 7건 중 단순히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은 수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표현의 정도를 분석해서 단정적이고 악의적인 내용은 내사하겠지만 혐의 사실이 매우 희박한데 무리하게 인적사항 확인을 위한 내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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