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청와대는 싸늘한 민심을 목도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첫 선거 패배다.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을 남기고 엄중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각 등 인적쇄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그 전에 성난 민심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국정운영 방향성을 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문재인 정부에 회초리 든 민심…국정 쇄신 불가피
뚜껑을 열어보니 대패였다. 이번 선거가 어렵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청와대에서도 "이 정도로 질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심을 확인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짧은 코멘트에서 청와대의 엄중한 상황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대선을 1년 앞두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결과는 더욱 뼈아프다. 레임덕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전반을 재점검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쇄신의 방법으로는 우선 개각이 거론된다.
정 총리의 후임으로 차기 총리 하마평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난국을 뚫을 수 있는 돌파형 리더십으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나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베테랑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온다. LH 투기 사태를 계기로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참모진들을 교체해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위기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문제 등이 개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하루 확진자가 자칫 1천명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AZ 백신과 혈전의 연관성에 대해 유럽에서도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국내 백신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상 시국에 총리 교체를 포함해 개각을 단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섣부른 개각보다는 민심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게 국정 운영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민심이 돌아선 원인을 분석해 그에 맞는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지층이 흩어지고 중도층이 돌아선 이유가 무엇인지, 2~30대 젊은층이 왜 정권에 회초리를 들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총체적 위기 속에서 처절한 자기 반성과 그에 맞는 대안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문이다.
결국 문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국정운영의 방향성을 국민에게 뚜렷하게 제시한 뒤에 개각 등 인적 쇄신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