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노표심에 압승 거둔 野…文 정권에 첫 제동
이번 재보궐선거는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두자릿 수 이상으로 따돌리며 승리를 거뒀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4연패의 사슬을 문재인 정권 말기에야 끊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사활을 걸었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도감을 넘어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보수진영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과 지선에서 연패를 당했고, 가까스로 보수통합을 이뤘던 지난해 총선에선 오히려 범여권에 180석을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총선 참패 후 외부 인사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하며 당 체질 개선에 주력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 재선의원은 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원내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여당도 이젠 지지율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면 언론도 야권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높아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H 특검‧국조 및 국감서 野 탄력 받나…대선 전초전
재보궐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여의도는 곧바로 대선 정국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내년 3월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여야 모두 늦어도 올해 11월까지는 각각 당내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궐선거 판을 뒤흔든 '부동산' 문제가 향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여야는 LH 투기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검과 국정조사에 이미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특검 임명과 국정조사 등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현 정권의 최대 약점인 부동산 급등과 LH 사태 등을 대선 정국까지 끌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일 시민단체에서 LH 직원 관련 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이후부터 수사를 진행해오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여론 지지를 기반으로 정권 말기 부패와 실정 등을 부각시키기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총선 직후엔 180석에 달하는 범여권에 밀려 '임대차 3법' 통과 등을 막지 못했지만 후반기 국회는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선거 결과 덕분에 그동안 민주당의 독재 행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생긴 것"이라며 "부동산 분노민심을 대선까지 이어가며 집중 공세를 펴면 대선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