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3시 부산 서구청에 마련된 충무동 제2투표소.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던 오전과 달리, 오후로 접어들면서 유권자 발길이 이어지면서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투표소에 들어간 한 유권자는 "이곳이 아닌 다른 투표소로 가셔야 한다"는 선거사무원 안내에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선거사무원들은 오전과 마찬가지로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를 상대로 한 명씩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제를 직접 뿌려준 뒤 위생 장갑을 나눠줬다.
앞서 오전 7시쯤 찾은 남부민2동 제4투표소에서는 60대 이상이나 투표를 마친 뒤 출근하려는 직장인이 주로 찾았다.
충무동 제2투표소도 오전 분위기는 비슷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생애 첫 투표에 나선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유권자가 투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윤모(50·여)씨는 "스무 살 아들이 오늘 생애 첫 투표라 지도도 할 겸 함께 투표장을 찾았다"며 "권리 행사를 위해 아들과 함께 투표를 마쳤지만, 그동안 후보들이 서로 헐뜯는 모습만 보여줘 시민으로서 보기 좋지 않았고 아들도 실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갓 대학에 들어갔는데, 수도권보다 부산이 취업률이 낮다고 해 걱정이 크다"며 "누가 당선되든 새 시장은 취업 관련 정책을 잘 이끌어서 아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본인 전공에 맞춰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부산지역 투표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소란이 잇달았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사상구 모라1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 1층에서 A(40대)씨가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출입문을 파손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확인서를 작성하고 인적사항을 알려주면 수사 의뢰를 하지 않겠다"는 선관위 관계자 말에 확인서를 작성하고 귀가했다.
이 밖에도 주소지가 아닌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지 못했다거나, 안내와 시설이 부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소란을 피우는 등 이날 오후 4시까지 부산에서는 선거 관련 112신고가 6건 접수됐다.
경찰은 가용경력 절반을 동원하는 '을호 비상령'을 발령하고 투표소 917곳 주변에서 집중 순찰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