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선 부동산 급등 사태 책임론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50%를 넘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투표율 50% 이하에선 조직표가 강점인 여당이 유리하고, 50%를 넘기면 중도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야당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심판론' 열세지만…막판 반전 노리는 與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수도권 집값 급등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악재로 인해 지난해 총선 때와 달리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보궐선거인 점을 감안하면 막판 총력전을 펼치면 박빙 승부 끝에 신승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 내외 박빙 승부를 꽤 오래 전부터 예측했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7%를 말씀하셨는데, 보통 정치인들은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대로 얘기하는데 역시 경륜이 있으신 분이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막판 현장 민심을 고려할 때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신승을 예상했다.
박 후보도 부동산 사태로 민심이 돌아선 부분을 의식한 듯 읍소와 함께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안국동 캠프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LH 사태에 대해) 좀 더 단호하게 이 부분을 냉철하게 대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높은 사전투표율을 거론하며 "서울의 미래를 거짓말과 무책임에게 다시 맡길 수 없다는 걱정을 표에 함께 담아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기' 잡은 野…분노표심 '반사이익'에 겸손 모드
국민의힘 측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10~20% 내외 격차로 박 후보를 앞서왔던 점을 부각시키며 승리를 예고했다. 다만, 정부‧여당에 분노한 민심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단 점을 인정하며 겸손한 모드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강남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확실히 승리할 것"이라며 "(격차가)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두 자리 숫자는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 전체가 거의 지금 봉기 수준"이라며 "(오 후보가) 최소한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길 걸로 본다"고 전망했다.
당 지도부 인사들이 야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 가운데 오 후보를 비롯한 일각에선 막판까지 자세를 낮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추세가 반사이익 영향이 큰 상황에서 자칫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양석 사무총장도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여당에 대한 분노한 민심이 큰 게 사실"이라며 "김 위원장 말대로 격차는 두자릿수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사전투표율이 재보선 역대 최고치인 20.54%를 기록한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종 투표율이 50% 이하에 머물 경우엔 각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수렴되며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반대로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강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정부‧여당 심판론에 무게를 실은 중도층의 표심이 반영되면서 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