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각종 지표들이 확실한 회복의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4월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경제 회복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도 최신 경제 지표를 분석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LH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정권 지지율이 하락하는 와중에 거시경제 성과를 적극 알리며 반전을 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가 경제 전망에 대한 분석과 홍보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김상조 경질 직후부터 文대통령 경제 회복 강조, 靑 정책실장도 홍보 앞장서
이어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2월 산업생산 지수와 3월 수출 지수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경제 반등의 흐름이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매우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강남 아파트 전세값 인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기재부 공무원들을 주요 자리에 채우며 경제라인 재정비를 마친 뒤에는 경제 회복 메시지에 치중하고 있다.
이호승 정책실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실장으로 영전한 뒤 가진 첫 기자간담회 주제도 바로 한국 경제의 장밋빛 전망이었다. 이 실장은 산업활동지수, 경기종합지수, 수출 실적 뿐 아니라 소상공인 카드매출 등을 표까지 만들어 직접 분석에 나섰다.
이 실장은 "세계 경제나 방역 분야에서 큰 충격이 없다면 올해 2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 국내총생산(GDP)을 회복할 것"이라며 "3월 고용지표는 플러스에 가깝거나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 "경제 책임지고 조율할 靑 홍보 주체 되는 것 부자연스러워"
이처럼 청와대는 전 세계 코로나19 위기에서 한국 경제가 선방해왔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대중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위기와 실물 경제와의 괴리, 부동산 가격 인상 등으로 여론은 악화되고 있지만 거시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는 그 성과대로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의 우수한 방역과 경제 선방을 재평가하고 있는 만큼 "역사의 기록 차원에서라도 성과를 남겨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적극적인 경제 브리핑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앞장서 경제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지금처럼 민심이 안좋은 상황에서 자화자찬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재보궐 선거에도 크게 도움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시 경제뿐 아니라 실물 경제 상황을 조율하고 책임지는 청와대가 홍보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거시 경제의 성과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당대의 민심과 후대의 반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국정 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여야 할 시점에서 청와대가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에 치중한다면 자칫 기강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