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5년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 측량을 마치고 생태탕을 먹으러 들렀다는 식당 주인 아들이 공개 증언을 예고하면서다.
사실이라면 '셀프 개발' 의혹에 "그 땅 존재도 몰랐다"던 오 후보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거 막판 여야의 이목이 쏠렸다.
◇"악플 시달려…해코지당할까 겁이 났다"
생태탕집 아들 A씨는 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기로 계획했던 회견을 고심 끝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갈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머니 황모씨가 언론에 오 후보 방문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던 건 논란의 중심에 서기가 부담됐기 때문이지 말을 바꾼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특히 황씨가 '일요시사' 등 전화를 걸어온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한 건 A씨 권유로 이들 모자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증언하기 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처가 땅을 경작했던 김모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서기로 했었지만 "내가 원수진 것도 아닌데 곤란하지 않겠냐"며 불참 의사를 전했다.
A씨와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신분이 드러날 경우 겪게 될 어려움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견 주최 실무를 돕던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의 안진걸 소장은 통화에서 "이분들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생떼탕'이라고 공격받고 악플까지 시달렸다"며 "해코지를 당할까 봐 겁이 나서 못 오겠다더라"라고 말했다.
◇여당 "신빙성 높아져" VS 야당 "기획된 것"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주위에서 자꾸 사실상 협박을 하고 두려워서 못 하겠다 이렇게 해서 회견이 취소됐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생태탕 아들의 신빙성을 높이는 부분"이라며 이날 오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박영선 캠프 전략기획본부장 진성준 의원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세훈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무도한 짓이 벌어지고 있다니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박으로 진실을 틀어막으려는 야만적인 위협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 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아예 페이스북에 생태탕 사진을 올리고 "기억을 되살리는 좋은 방법이 바로 현장감"이라며 오 후보를 향해 "생태탕 한번 먹어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생태탕집 아들 회견'에 관해 묻자 "그것은 이미 다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세훈 캠프 조수진 대변인은 "큰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후보가 아닌 분의 기자회견을 놓고 소란스러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박 후보와 민주당은 남은 이틀만이라도 흑색선전, 공작의 유혹을 떨쳐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