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단체급식시장 개방키로…25년 독점관행 무너지나?

공정위, 삼성 LG 현대 등 8개 기업과 선포식 개최
LG 전면 개방 방침아래 순차적 개방키로
시장 '도로 나눠먹기' 우려…공정위 '지속 관리' 강조

급식. 연합뉴스
그동안 대기업집단 내 일감몰아주기의 상징 영역의 하나로 꼽혀온 1조 2천억 원대의 단체급식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25년 가까이 계열사·친족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폐쇄적으로 이뤄진 내부거래 관행이 깨진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8개 대기업집단은 5일 LG사이언스 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갖고 25년 가까이 계열사 및 친족기업에게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사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 2천억 원 규모의 단체급식 시장은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되면서 관련 독립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선포식에 참여한 8개 대기업집단의 연간 단체급식 식수는 약 1억 7800만 식 규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8개 대기업집단은 5일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갖고 계열사 및 친족기업에게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개방하기로 했다. 공정위 제공
대기업집단은 우선 내년에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들을 대상으로 약 1천만 식 규모로 일감을 개방하고 앞으로 대규모 사업장까지 일감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LG는 전면개방 원칙 아래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CJ는 65% 이상(367만식) 개방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또 일감개방 시 지방의 중소 급식업체 등을 우선 고려하거나 직원들이 인근 자영업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도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단체급식시장은 처음엔 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비영리 급식 형태로 운영됐지만 1990년대부터 위탁급식의 영리사업으로 변화했고 2000년부터 급속히 대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약 4조 2799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다. 삼성 웰스토리 (28.5%), 아워홈 (17.9%), 현대 그린푸드 (14.7), 씨제이 프레시웨이 (10.9), 신세계푸드 (7.0%) 등 상위 5개사가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계열사 및 친족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단체급식 시장의 경우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아왔던 대표 업종으로 보고 2017년부터 단체급식시장의 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해 일부 기업의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공정위의 조사 추진 등의 영향도 대기업들이 스스로 일감개방 선포에 나선 배경의 하나로 보고 있다.

특히 8개 기업을 포함한 15개 기업이 단체급식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결국 대기업간 나눠먹기 등 개방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부당내부 거래혐의에 대한 조사는 조사대로 진행할 것"이며 "독립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게는 새로운 진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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