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전에서 가장 크게 웃은 팀은 키움이다. 키움은 3일 삼성과 고척 스카이돔 홈 개막전에서 6 대 1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4번 타자 박병호가 부활의 결승타를 때렸고,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7이닝 1실점 쾌투로 홍원기 감독에게 부임 첫 승을 안겼다.
특히 키움은 다른 4개 구장 경기가 비로 취소된 가운데 유일하게 열린 개막전에서 승리해 기쁨이 더했다. 키움은 기세를 몰아 4일도 7 대 4로 이기며 10개 팀 중 유일한 2연승으로 선두에 올랐다.
반면 삼성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세우고도 개막전에서 쓴맛을 봤다. 느슨한 수비와 주루 플레이 미스까지 겹친 패배였다. FA(자유계약선수) 거포 오재일, 이성규와 좌완 최채흥 등의 부상 공백을 안은 삼성은 2연패로 불안하게 올 시즌을 출발했다.
롯데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6이닝 7피안타(2홈런) 2볼넷 5탈삼진3실점으로 나름 역할을 해줬지만 타선의 도움이 아쉬웠다. 특히 유통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SSG에 기선 제압을 당한 채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LG도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 NC의 대항마임을 입증했다. 4일 NC와 창원 원정 개막전에서 2 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김현수가 동점과 역전 결승타를 때리며 주장의 품격을 보였고, 두산에서 이적해온 함덕주가 구원승을 따내며 류지현 감독에게 사령탑 데뷔 첫 승을 안겼다.
반면 NC는 나성범의 1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지키지 못했다. 특히 주장 양의지가 7회초 역전의 빌미를 안긴 송구 실책을 범한 데 이어 8회말 병살타를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kt는 가장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화와 수원 홈 개막전에서 kt는 9회말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로 3 대 2로 이겼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이 개막전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아 5⅔이닝 7탈삼진 5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친 것도 반가웠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는 비록 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며 변화를 예고했다.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토종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내는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용병술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의 전체 일정 중 1, 2경기를 치렀다. 과연 기분 좋게 출발한 수도권 팀들이 기세를 이을지, 지방 구단들이 반격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