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2루수 최주환은 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주환은 2006년부터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를 떠나 지난 겨울 SSG와 4년 총액 42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무대행을 선택한 추신수와 더불어 새롭게 출발하는 SSG의 타선을 강화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주환의 시범경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기록은 16타수 무안타.
최주환은 "16타수 무안타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첫 연습경기였던 롯데전에서 기대도 안했던 홈런이 빨리 나왔다. 생각해보니까 그때 이후로 (안 맞았다)"며 미소를 지어보인 최주환은 "오늘은 홈런이 아니어도 좋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안타 하나만 뽑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원형 SSG 감독은 "야수들은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었다"며 최주환을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시범경기 페이스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최주환은 2021시즌 첫 경기부터 시범경기의 악몽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2회말 좌중간 방면 안타로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한 최주환은 1대1로 팽팽하던 4회말 무사 1루에서 이번에는 홈런으로 신고식을 했다.
최주환은 롯데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3km짜리 직구를 때려 오른쪽 담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잘 맞은 타구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SSG랜더스필드 외야 중에서도 가장 짧은 코스를 향해 빨랫줄 처럼 뻗어나갔다.
최주환의 활약은 계속 됐다.
최주환은 팀이 1점차로 앞선 7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안치홍의 강습 땅볼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호수비로 많은 박수를 박았다.
그리고 최주환은 8회말 앞선 타자 최정이 솔로포를 쏘아올리자 곧바로 연속타자 솔로홈런을 합작하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롯데 최준용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아치를 그렸다.
최주환은 펀치력을 갖춘 내야수로 잘 알려져 있다. 2018시즌 개인 최다 26홈런을 때렸고 지난해에도 16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최주환의 파워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한 SSG랜더스필드는 서로 좋은 궁합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주환은 "예전에는 인천에서 몇 경기 안 치르다 보니까 인천 원정을 오면 조금 (홈런) 욕심을 부린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구장이 작다고 변화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욕심을 덜 부려야 할 것 같다. 이제 홈구장이 됐으니까 의식하지 않고 하던대로 똑같이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정, 추신수, 제이미 로맥, 최주환 등 중심타선을 책임질 선수들의 이름 글자 하나씩을 따서 '최신맥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SK 핵타선에 대한 기대는 한없이 높다.
최주환은 이적 첫 경기부터 대포를 쏘아올리면서 시범경기 악몽을 날려버렸고 더불어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 역시 끌어올렸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안타 하나만 치면 좋겠다"는 경기 전 다짐은 결과적으로 너무 겸손한 말이었다.
SSG는 2회말 나란히 홈런 2개씩 터뜨린 최주환과 최정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5대3로 누르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