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천만원 썼는데"…아이템으로 보상한 '엔씨'

엔씨 주차장 막아선 리니지M 이용자…보상 문제가 원인
현금 주고 유료 결제했는데, 돌아온 보상은 게임 속 재화
뿔난 리니지M 이용자들, 트럭시위 더불어 게임 삭제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 1위의 엔씨소프트가 '오락가락' 게임을 운영하면서 이용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급기야 한 이용자는 게임 운영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엔씨 본사 주차장 입구를 차로 가로 막았고, 경찰까지 출동하고 나서야 사태가 수습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용자들과 엔씨측의 갈등 격화하는 양상이다.

◇보상방식에 불만…엔씨 주차장 막아선 리니지M 이용자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4일 경기 분당경찰서와 엔씨 등에 따르면 엔씨가 제공하고 있는 한 모바일 게임 이용자인 A씨는 지난 2월 8일 오전 10시쯤 성남시 판교 R&D 센터내 엔씨 본사 주차장을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섰다.

A씨의 무단 점거 소동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수습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게임정책과 관련해 엔씨측 담당자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홧김에 주차장 입구에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엔씨의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 운용 방식을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화근이 됐다.


그동안 이용자들의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엔씨측은 지난 1월 27일 리니지M 게임 속 아이템인 '문양 강화'의 이용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업데이트를 추진했다.

문제는 이미 수 억 원을 써가며 문양을 완성한 이용자들과의 형평성이었다. 이들의 강력한 문제 제기를 받은 엔씨측은 결국 나흘만에 해당 업데이트를 원상복구시켰다.

이처럼 엔씨측이 '갈팡질팡' 하는 동안 이용자들의 혼란은 더욱 커져만 갔다. 업데이트 이후 나흘동안 해당 콘텐츠의 이용 비용을 지불한 이용자들도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욱이 엔씨측이 이들에 대한 보상 방식으로 현금이 아닌 게임 속 재화로 대체해주기로 결정하면서 화를 키웠다.

A씨 역시 업데이트 기간 동안 문양 강화에 현금 1억6천만 원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엔씨측으로부터 받은 보상은 5천만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의 유투브 방송에서 "업데이트를 안했으면 과금을 안 해도 되는 것을 엔씨가 업데이트를 하면서 과금을 하게 만든 것"이라며 "그러고는 형평성을 얘기하면서 회수해 갔으면 그동한 쓴 돈이라도 제대로 보상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트럭시위로 대응…이용자 30%25 이탈도

엔씨측이 지난 3월 22일 올린 추가 보상안.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캡쳐
엔씨 측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추가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리니지M 이용자들은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엔씨 본사와 국회, 창원NC파크에서 아이템 전액 환불과 사과를 요구하는 트럭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사태 이후인 지난달 셋 째 주(15~21일) 리니지M 이용자는 1월 첫째주(12월 28일~1월 3일)에 비교해 30% 감소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도 엔씨의 지나친 과금 유도는 선망의 대상이자 우려의 대상이었다"며 "그동안 비난의 화살이 넥슨과 넷마블에 집중되고 엔씨는 피해간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엔씨 측 관계자는 "계속해 이용자 의견에 귀 기울이고 서비스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수사기관에도 A씨의 선처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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