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대한항공은 네 번의 정규리그 1위로 V-리그 남자부에서 단연 최강의 입지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작 ‘봄배구’에서는 웃은 기억이 좀처럼 없다.
2010~2011시즌을 시작으로 2016~2017시즌과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웃지 못했다. 오히려 2017~2018시즌에 정규리그 3위로 ‘봄배구’에 진출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마지막에 웃었던 기억이 이색적이다.
이미 세 번의 실패를 경험한 만큼 V-리그 출범 후 네 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이번 시즌은 반드시 통합우승하겠다는 각오가 분명하다.
3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아직 통합우승이 없는데 이번 시즌이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통합우승을 하지 못한 건 모든 부분에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은 통합우승 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석 역시 “통합우승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포스트시즌 매 경기 마다) 지지 않겠다는 목표를 갖고 하다 보면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 중에 한 번은 내가 미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선수형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서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선보였다.
대한항공이 통합우승을 향한 분명한 자신감을 선보인 가운데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세 팀은 어떤 해법을 갖고 있을까.
정규리그 2위 우리카드의 나경복은 “대한항공은 워낙 정교하고 기본기가 좋아서 우리가 범실을 줄여야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간절하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봄배구’ 무대를 밟는 정규리그 3위 KB손해보험의 김홍정도 “대한항공은 모두가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라 (챔피언결정전에 간다면) 쉬운 경기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코트에 서는) 6명뿐 아니라 스태프까지 모두가 미쳐야 이길 수 있다. 그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꼭 도전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극적으로 4위를 지켜 ‘봄배구’의 마지막 남은 한자리를 차지한 OK금융그룹의 진상헌은 “재미있게 웃으면서 배구하면 어느 팀을 만나도 좋은 경기했다. 챔피언결정전에 가게 된다면 모두가 웃으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